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대표 “의원들이 세비 정하는 구조 바꾸자”
국회 파행이 길어지는데도 국회의원 급여는 꼬박꼬박 지급되고 있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제는 세비를 국회의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인데, 독립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합리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임금을 받는데도 경쟁력은 바닥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 하승수 공동대표(변호사)는 23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의원 연봉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우선 국회의원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는 것과 관련, 하 대표는 “법적으로 완전히 가능하다”면서도 “문제는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에게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겠느냐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18, 19대 국회에서도 국회 회기가 열리지 않으면 세비를 반납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일부 의원들은 “국회가 안 열린다고 놀지 않는다. 법안 준비하고, 정책 개발하고, 지역구를 관리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 대표는 “국민들을 위해 해야 되는 건 법을 만들고, 예산을 심의하는 활동인데 국회 파행은 그런 활동이 다 정지된다는 의미”라며 “지역구 관리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하 대표에 따르면 한국 국회의원의 비용 대비 효과는 거의 꼴찌 수준이다. 국회의원 연봉은 세금 정산 전 평균 1억5,100만원 정도인데, 1인당 국민소득의 5배가 넘는다. 북유럽 선진국들은 자국 1인당 국민소득의 3배가 안 되고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정치선진국으로 볼 수 없는 일본, 이탈리아밖에 없다. 반면 국회의 효율성은 바닥권이다. 하 대표는 “정부경쟁력 평가라는 걸 할 때 국회의 효율성, 효과성도 평가를 하는데 27개 국가를 비교해보니 26등을 했다”며 “일하는 걸로 따지면 최하위권인데 연봉은 최상위권”이라고 비난했다.
하 대표는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자기 연봉을 정하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며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에서 ‘독립기구가 국회의원 연봉을 정하는 게 맞다’고 권고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2016년 개회한 20대 국회는 17차례나 파행을 겪고 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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