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석과 조여정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아름다운 세상’의 몰입도를 높였다.
JTBC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서 오준석(서동현)의 아빠 오진표 역의 오만석과 엄마 서은주 역의 조여정은 소름을 유발하는 연기력으로 시선을 뗄 수 없는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미세하게 흔들리는 다양한 감정들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얼굴 근육까지 연기한다”는 반응을 이끌었다.
먼저, 박선호(남다름)의 추락사고를 덮어온 진표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자신의 대외적 입지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는 진실을 고백하려는 학교 보안관 신대길(김학선)을 막기 위해 뺑소니를 사주했고, 경찰서장과 학교 내부 관계자들을 이용해 일이 커지는 것을 막았다.
그런 진표에게 선호의 사고로 죄책감을 느끼는 가족들 역시 걸림돌이었다. 아내 은주에게는 “당신이 만든 지옥이야. 그냥 살아”라며 끝까지 진실 은폐를 종용했고, 준석에게는 “넌 죄인이 아니야. 이럴 때일수록 당당하게 행동해”라며 죄책감을 느낄 기회까지 앗아갔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표정과 냉철한 목소리는 물론,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까지 디테일하게 만들어낸 오만석이다. 가족들을 어긋난 길로 몰고 간 진표에 시청자들이 분노했던 이유도 그의 진짜 같은 노련한 연기력 덕분이었다.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진표의 결말이 궁금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들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어긋난 모성애를 보여준 은주. 제 손으로 선호의 사고를 자살로 위장한 순간부터 한시도 마음이 편안한 적이 없었다. “널 위해서”라는 면죄부는 비뚤어지는 아들까지 막을 순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서서히 망가져갔다. 선호와 준석의 대화 녹음파일이 공개되고, 형사들의 수사가 옥죄어오자, 은주는 결국 강인하(추자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전부 다 내 잘못이야”라며 참회의 눈물을 흘렸고, 진표에게도 이혼을 요구하면서 새로운 결단을 보여줬다.
조여정의 열연은 첫 회부터 안방극장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진실을 감추는 사람의 어색하고 불안한 심리를 표현하기 위한 눈빛과 표정 연기는 독보적이었다.
더불어 죄책감이 극한에 달하거나, 믿었던 준석에게 모진 말을 듣는 장면에서는 절박한 눈물을 쏟아내며 지옥에 살고 있는 은주를 극적으로 표현해냈다.
‘아름다운 세상’ 매주 금, 토 오후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김한나 기자 gkssk124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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