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중고 교육경비 60억 지원
서울 기초단체 중 네 번째로 많아
초등생 이하 보육 지원도 5위에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이 21일 오전 구청장 집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 중 동대문구 지도를 보면서 구의 미래 발전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민선 2, 5, 6기에 이어 현재 7기까지 4차례 지역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베테랑 행정가다. 국회의원 비서관 시절을 합쳐 35년간 동대문구를 지켜 온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스터 동대문구’다. 21일 만난 유 구청장은 몸으로 습득한 동대문구의 현안을 거침없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특히 젊은 부모들을 동대문구에 안착시키기 위해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었다. 그는 “젊은 엄마들이 떠나면 지역 발전이 어렵다”며 보육과 교육 분야에서 예산을 아낌없이 지원해 아이를 키우기 좋은 동대문구로 만들겠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민선 5기 때부터 ‘동대문형 복지공동체’인 보듬누리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민관이 세금을 들이지 않고 소외계층을 돌보는 동대문구의 대표적인 정책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률이 세계 2위다. 동대문구도 자살자가 1년에 100여명이었다. 자살률을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노력하다 착안하게 됐다. 기초생활수급 7,000가구와 별개로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른바 차상위틈새계층이 4,500가구다. 이 계층을 2011년 전체 직원들이 1 대 1 자매결연을 맺고 돕기 시작했다. 효과가 좋아 2013년부터는 주민 1,500명 정도가 참여해 돕고 있다. 바쁜 직장인들은 돈을 내고, 자영업자들은 재능기부를 한다. 2013년부터 취약계층 13만여가구에 50억원을 지원했다. 자살률은 연간 100여명 선에서 지난해 64명으로 감소했다.”

-관내 대학이 여러 곳 있는 데 비해 초중고 교육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지적이 있다.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가 관내에, 성북구와의 경계선에 고려대가 있다. 이에 비해 초·중·고교 교육 환경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출산율이 낮은 데다 부모들이 조금이라도 교육 환경이 좋은 곳으로 옮기려는 경향이 짙어서다. 젊은이들이 떠나면 동네는 노인만 남고 슬럼화한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려면 교육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동대문구를 아이 키우기 좋은 동네, 공부시키기 좋은 동네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 중이다. 서울 25개 구 중 재정자립도가 14위지만 관내 49개 초·중·고교 학생들에게 총액 기준 지난해 53억원, 올해 60억원을 교육경비로 지원했다. 이는 지난해 25개 구 중 두 번째, 올해는 네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이런 노력으로 2016년 전국 202개 일반계 고등학교의 4년제 대학 진학률에서 관내 동대부고가 1위, 휘경여고가 6위를 차지했다. 초등학생 이하 대상 보육도 25개 구 중 다섯 번째로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지원액을 늘릴 것이다.“

-중구 어르신 수당 지급 결정을 계기로 서울시 일선 자치구에 현금 복지 찬반 양론이 뜨겁다.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한다면 현금복지는 국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옳다. 중구는 노인 수가 적지만 동대문구는 노인들에게 10만원씩 나눠 줘도 7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재정 여력이 없다.

현금복지 대신 노인 인프라에 관심을 갖고 있다. 경로당 지원이 대표적 사례다. 관내 134곳이 있는데, 서울에서 운영비를 제일 많이 지원한다.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담소를 나누고 치매 예방을 위해 운동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배려를 하고 있다. 어른이 편안해야 가족 구성원 모두가 편안하다.“

-동대문구에 전통시장이 많다 보니 영세 자영업자들의 자생력 확보를 위한 고민이 많겠다.

“동대문구에 전통시장이 19개인데 활성화된 곳은 12개 정도다. 사실 대형 마트는 돈을 벌어도 대기업들이 이익금을 가져가 구민과 관계가 없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사업을 하고 있다. 우선 환경 개선이다. 대형 마트를 가는 것 못지않게 상품의 질과 신선도를 담보하기 위해 점차 환경을 개선하는 중이다. 숫자가 많아 하루아침에 다 할 수 없지만 주민들이 더 많이 전통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살펴보고 있다. 전통시장으로 유명한 경동시장을 비롯해 많은 상가들이 쇼핑하기 좋은 곳으로 거듭 나고 있다.“

-청량리와 동부청과시장일대의 도시재생사업 진척이 눈부시다.

“청량리는 동대문의 중심이자 서울 동북부의 관문인 교통 중심지이다. 교통 중심지는 곧 문화, 상업의 중심지가 된다. 오랜 기간 숙원 사업 1호였던 일명 ‘588’ 사창가가 모두 철거됐고, 이 자리에 청량리4구역재개발조합이 주체가 돼 지난해 공사에 들어갔다. 65층짜리 주상복합빌딩 4동, 42층짜리 호텔 1동이 들어선다. 바로 옆 동부청과시장 자리에는 59층짜리 주상복합 4동이, 성바오로병원이 이전한 자리에 오피스텔과 오피스 빌딩 등 상업시설들이 들어설 예정이다. 3년 뒤 이들 건물이 완공되면 서울 동북부의 스카이라인이 달라진다. 시청이나 광화문에 버금가는 서울 동북부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4선 구청장 입장에서 지방자치제도의 현주소를 평가한다면.

“대통령과 중앙정부가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있다. 그 말은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과감하게 풀어줘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지방자체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1987년 전두환 정권이 만든 헌법 체계 안에서 운영된다는 것이다. 아직 지방자치가 도입되지 않은 시장·군수·구청장을 정부가 임명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지방자치법을 아직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외교 국방 안보 통일 경제만 중앙정부가 하고 나머지는 시ㆍ도 및 시ㆍ군ㆍ구의 단체장이 판단하게끔 시급히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진행=한창만 지역사회부장 정리=배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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