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엄히 처벌 필요”
폭행 피해자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흉기와 둔기를 휘두르고 “죽여버린다”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80대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표극창)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보복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81)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15일 오후 2시 50분쯤 인천 미추홀구 한 인도에서 얼굴만 아는 사이인 B(79)씨에게 “나를 쳐 넣으려고 신고를 했다”라며 갖고 있던 흉기를 꺼내어 휘두르고 옆에 있던 빚자루로 때리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씨에게 “죽여 버린다”라며 협박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미추홀구 한 편의점 앞에서 자신에게 폭행을 당한 B씨가 경찰에 신고해 경찰서로 임의 동행된 일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B씨가 신고한 폭행 사건 때문에 경찰에서 조사를 받아 B씨에게 화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그는 재판 과정에서 “B씨와 말다툼은 했으나 폭행한 사실이 없고 B씨와 마주쳤을 때도 B씨가 먼저 욕을 했다”라면서 범행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보복 목적 협박 범행은 피해자의 개인적 법익을 침해하고 수사와 재판에 협조하는 행위를 위축시켜 국가의 형벌권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범죄로 법치주의의 근본을 해치는 위험성이 있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여러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노상에서 도망가는 피해자를 뒤따라가 위험한 물건인 과도로 피해자를 협박한 피고인 범행 내용과 수법이 매우 대담하고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만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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