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만원 관객 앞에서 수위 높은 발언 이어가 
지난 17일 개그맨 박나래가 서울 용산구 공연장 블루스퀘에서 여린 스탠드업코미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서 공연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긴장한 티가 조금 났나요?”

지난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공연장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 천하의 박나래도 첫 스탠드업코미디는 낯설 수밖에 없었다. 분장으로 웃기기나 콩트 개그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그였지만, 100분 간 혼자서 말로만 사람을 웃기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박나래는 ‘농염한 더러움’으로 돌파하려 했다. 방송에서는 절대 끄집어 낼 수 없는 수위 높은 발언으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해냈다.

이날 스탠드업코미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농염주의보) 공연에서 박나래는 오랜 친구와 대화하듯 공연했다. 사생활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친밀감을 전하려 했다. 자신에게 성형수술 상담을 받으러 오는 동료 연예인부터 다양한 남성과의 연애사, 심지어 내밀한 성생활에 이르기까지 ‘19금’ 이야기를 쉴 새 없이 쏟아냈다. 공연 시작 때 입었던 붉은 재킷도 환호와 함께 벗어 던졌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은 1,300여명으로 객석을 꽉 채웠다. 대부분이 여성이었다.

아쉽게도 코미디가 부족했다. 스탠드업코미디는 재치가 넘치는 농담으로 무대가 꾸며지곤 한다. 금기를 건드리면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이 장르의 특징이자 장점이다. 하지만 ‘농염주의보’는 박나래의 다양한 경험담만으로 재미를 이끌어내려 했다. 그의 과감하고 솔직한 발언은 용기를 응원하는 박수를 이끌어냈지만, 정작 웃음은 단발성에 그치고 말았다. 객석에서는 “연예인이 이런 이야기까지 해도 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나오기도 했다. 박나래도 예상치 못한 관객 반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개그맨 박나래가 서울 용산구 공연장 블루스퀘에서 여린 스탠드업코미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서 공연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박나래는 공연에서 자신을 ‘B급’ 연예인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연예인이 꺼내지 못했던 말을 과감히 드러내겠다는 자신감이었다. 특히 여성이란 이유로 더욱 터부시됐던 성에 대한 이야기를 큰 거리낌 없이 말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연예계 징기스칸이다. 남자는 두 종류가 있는데 내가 정복한 남자와 정복할 남자로 나뉜다”라는 말이 상대적으로 수위가 낮은 편에 속할 정도였다. 박나래는 공연 뒤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이라 미흡한 점이 있는데도 시원하게 웃어주고 호응해줘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더럽게 살 길 잘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나래는 같은 장소에서 18일 두 번째 공연을 했다. ‘농염주의보’는 온라인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에서 190여개국을 대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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