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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용균 이민호군처럼… 산재 절반 이상이 6개월 미만 노동자

입력
2019.05.28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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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5%로 최다… 기초 교육ㆍ안전 장비 없이 투입돼 사고 

[저작권 한국일보]2017년 산업재해 노동자들의 근속기간/김경진기자
[저작권 한국일보]2017년 산업재해 노동자들의 근속기간/김경진기자

사회 초년생이든 이직을 해서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된 노동자든,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은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제대로 된 안전교육도 없이, 서로 도와줄 동료나 선배도 없이 위험한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는 근속 기간 6개월 미만인 노동자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숙련노동자가 아닌 이제 갓 새로운 직업을 가진 노동자들에게 안전 교육이나 안전 장비 지급이 미비한 산업현장의 문제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2017년도 산업재해분석’ 보고서를 보면, 2017년 한 해 동안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노동자는 총 8만9,848명. 이 중 55.5%(4만9,871명)가 근속기간 6개월 미만이었다. 근속기간 6개월~1년 미만만 돼도 그 비율은 9.73%로 뚝 떨어진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산재 노동자 전체 2만5,333명 중 34.7%(8,798명)가 근속기간 6개월 미만이었다. 건설업의 경우 2만5,649명의 산재 노동자 중 무려 91.6%(2만3,510명)가 근속기간 6개월 미만 초심자였다. 임업 또한 1,124명의 산재 노동자 중 97%(1,094명)가 근속기간 6개월 미만에서 산재를 당했으며, 농업도 산재 근로자 555명 중 59.8%(332명)가 근무한 지 6개월이 안 돼 산재를 겪었다.

사망 산재로 좁혀서 보더라도 비율은 조금 떨어질 뿐, 근속기간 6개월 미만의 근로자가 압도적이다. 2017년 총 1,957명의 산재 사망자 중 근무한 지 6개월 미만인 사망자의 비율은 37.46%(733명)였다. 산재 사망 노동자 10명 중 4명은 근무한 지 6개월이 안 돼서 목숨을 잃었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안타까운 산재 사건도 대부분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진 사건이었다. 지난해 12월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야근을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김용균씨(당시 24세)는 입사한 지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 2017년 제주의 음료제조업체에서 현장실습 중 사망한 이민호군(당시 18세)도 그 해 7월부터 일하다 4개월이 채 안된 11월 사고를 당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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