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한화시스템 용인연구소에서 열린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다기능위상배열레이더(AESA) 입증시제 공개행사에서 연구원들이 레이더 근접전계 챔버에 설치된 레이더를 살펴보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레이더란 용어가 일반인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최근 몇 년간에 걸쳐 발생한 일련의 이슈들을 통해서이다. 2015년 단군이래 최대 국책연구개발 사업이라고 불리면서 언론에 소개된 한국형전투기 KF-X 사업은 미국 F-35 전투기 도입과 함께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뉴스거리였다. 이 사업에서 성공의 가장 큰 핵심기술 중 하나인 AESA (능동전자주사위상배열) 레이더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의 해상초계기 저공위협 비행에 대한 우리해군의 사격통제 레이더 대응이 양국 간의 레이더 갈등문제로 대두되기도 하였다. 또한 민수분야에서는 4차산업과 관련하여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이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서도 레이더 센서 및 센서 데이터 처리 기술이 핵심으로 인공지능과 결합하여 자율주행의 성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술로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레이더 개발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초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의 2차원 레이더 사업으로, 3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서 연구와 개발이 이어오고 있다. 이 짧지 않은 세월, 여러 많은 어려움들이 발생하겠지만 이를 묵묵히 지켜봐 주고 끝까지 지원해 주는 가족과 학교 그리고 선생님이 있어야지만 이루어내는 결과이다. 한 명의 전문가를 길러내는 것과 마찬가지의 원리가 연구나 기술 개발에도 적용된다. 특히 레이더와 같은 군사기술은 해외로부터의 기술도입이나 전수가 거의 불가능하여 독자기술 개발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분야이다. 첨단기술이 요구되고 많은 비용이 지원되어야 하며 이를 장기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참으로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AESA 레이더 개발도 그러했다. 사실 사업계획을 수립하던 당시 개발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짧은 기간에 개발하기 쉽지 않고, 전투기의 핵심장비이기에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정부는 AESA 레이더의 개발 목표 달성 가능성을 사전에 점검할 목적으로, 소요군 및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2017년 6월, 2018년 3월 두 차례 중간점검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국내개발이 가능하다’는 최종결론을 얻었다. 빠듯한 개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AESA 레이더 개발이 계획대로 진행 될 수 있었던 것은 30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레이더 분야의 기술이 국방 및 산업전반에 축적되어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방사청, 국과연 및 시제업체간 유기적 협업의 결과가 없었더라면 축적된 기술을 AESA 레이더 체계개발에 잘 접목하고 계획된 일정대로 개발을 진행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달 말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소요군, 정부기관 및 학계 전문가 등이 참가하여 국과연과 시제업체(한화시스템)가 수행해온 상세설계 결과를 검토하는 회의가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미국, 러시아, 유럽 등 독자기술로 AESA 레이더 개발에 성공한 국가가 10여 개국도 안 되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국내 연구 개발진들이 심혈을 기울여온 상세설계 내용이 어떨지 매우 궁금하다.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을지, 군의 작전운용능력에는 충분히 부합되는지 레이더 분야의 연구 개발자로서 궁금한 점이 너무도 많지만, 그동안의 개발 성과를 고려해 보면 큰 기술적 문제없이 상세설계 검토회의가 진행 될 것이라 믿는다.

상세설계가 종료돼도 시제품 제작, 성능 검증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많이 있지만, 우리 모두가 성공적인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아낌없는 관심과 응원을 보여준다면 그 또한 넘지 못할 난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 시간이야 말로 한국형전투기 AESA 레이더 개발을 위해 열심히 노력중인 정부, 국과연, 시제업체 관계자 모두에게 격려의 한마디를 건네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가민호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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