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지 ‘한미저널’ 인터뷰 
왼쪽부터 박재규, 정세현, 현인택, 홍용표 통일부 전 장관. 한국일보 자료사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북미 협상 교착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전직 통일부 장관들이 답했다. 박재규ㆍ정세현 전 장관은 ‘분명하다’고, 현인택ㆍ홍용표 전 장관은 ‘그렇지 않다’고 봤다. 이에 기초해 내놓은 대북 협상 접근 방식이나 해법에 대한 제언도 제각기 달랐다.

22일 주미 특파원 출신 언론인 단체인 한미클럽이 발행하는 계간지 한미저널에 따르면, 4인의 전 통일부 장관은 한미클럽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 대북제재 등 현안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밝혔다. 박재규 전 장관은 “(과거엔) 핵을 내려놓을 경우 외부로부터의 군사 위협을 막을 수 없다는 ‘핵 포기의 딜레마’에 빠져 있었으나 지금은 핵을 내려놓지 않으면 잘 살 수 없고 결국 내부적인 위협을 감당할 수 없다는 ‘핵 보유의 딜레마’에 (북한이) 빠져 있다”고 진단하며 “핵을 내려놓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핵 군축 협상으로 나아가려는 것이 김정은의 본심이라는 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북핵 협상 무용론을 정당화하려는 것이며, 나아가 한반도 무기 시장을 계속 유지ㆍ확장하려는 계산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북한이 요구하는 반대 급부인 체제안전 보장과 군사적 적대 종식을 미국이 북미 양자 협상에서 끝까지 보장해주지 않는다면,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6자회담 등 다자 대화 방식으로라도 미국으로부터 보장을 받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인택ㆍ홍용표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결단을 내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쪽이었다. 현 장관은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비핵화는 최소한으로, 제재 완화는 최대한으로 해서 지금의 국면을 벗어나고자” 하는 듯하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계속할 의지가 있다면 ‘스몰딜(Small deal)’의 유혹을 버리고 과감하게 소위 ‘빅딜(Big deal)’을 내용으로 한 비핵화 방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장관도 “(북한의 현재 입장이) 미국의 핵 타격 수단 불(不)전개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 입장(2016년 7월 정부 대변인 성명)에서 근본적으로 변한 것은 없다”고 보면서 “선제적 제재 완화는 유인책으로서의 효과가 미미하며, 오히려 중요한 협상 지렛대를 약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핵 문제를 둘러싼 남북 대화는 ‘민족 감정’ 차원이 아닌 ‘국가 이익’ 차원에서 냉철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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