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ㆍ제천 중부내륙 힐링여행
어라연 중선암이 잔잔한 동강 수면에 그림처럼 투영된다. 동강 래프팅으로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영월=최흥수 기자

영월 여행에서 동강을 빼놓을 수 없다. 정선에서 오대천과 합류한 조양강이 영월읍 동쪽으로 흐르는 강이다. 동강에서도 경치가 가장 빼어난 곳이 어라연이다. 잔잔한 수면에서 뛰어 오르는 물고기 비늘이 햇살에 비단처럼 반짝이는 연못이라는 의미다. 흐르는 강물을 연못에 비유할 정도니 그 맑고 고요함은 직접 보지 않고 실감하기 어렵다. 1990년대 후반 댐 건설 논란 끝에 지켜낸 비경이다.

일부 구간 트레킹 코스가 있지만 어라연에 직접 닿는 방법은 래프팅이 유일하다. 어라연 래프팅 코스는 한두 차례 여울과 급류를 제외하면 대체로 순한 편이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시의 자연이 강물에 투영돼 눈이 시리도록 푸르다. 보트가 뒤집어질 듯한 급류를 내려오며 스릴을 즐기는 다른 지역과 다르다.

어라연 십이병풍바위 앞은 수심이 얕아 물놀이하며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어라연 하선암을 지나면 수면이 거울처럼 매끄럽다. 5월의 신록이 투영돼 눈이 시리다.

문산나루를 출발한 보트는 바위단풍과 이끼가 어우러진 기암괴석을 끼고 완만하게 흐른다. 이따금 물속에 얼굴을 박고 다슬기를 잡는 주민이 보이고, 원앙과 왜가리가 인기척에 슬쩍 자리를 피한다. 뛰어 오르는 물고기 대신 햇살에 반짝이는 물비늘이 눈부시다. ‘십이병풍바위’에 이르면 강폭은 한결 넓어지고 작은 모래사장도 형성돼 있다. 수심이 얕아 보트에서 내려 물장난을 하거나, 준비해 온 음식으로 비밀스럽게 소풍을 즐기는 장소다.

어라연 래프링을 시작하는 동강에서 한 주민이 다슬기를 잡고 있다.
어라연의 비경을 가르는 동강 래프팅은 3시간의 힐링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한 차례 물굽이를 돌면 어라연에서도 최고의 경치로 치는 상선암ㆍ중선암ㆍ하선암이 차례로 이어진다. 강 한가운데 소나무 몇 그루 자라는 바위 군상을 신선의 놀이터에 비유한 이름이다. 이 부근에서 수면은 더욱 잔잔해 양쪽 산언덕뿐만 아니라 정면 산봉우리까지 투영된다. 선경 속으로 빠져드는가 싶을 즈음 보트는 갑자기 방향을 잃고 상하좌우로 요동친다. 어라연에서 유일한 급류인 ‘된꼬까리’를 통과한다. 그리 위험하지 않고 시원하게 물벼락 한 번 맞는 정도다. 래프팅은 섭세나루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지만, 3시간의 힐링과 감동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남는다.

◇꽃차로 힐링할까, 수제맥주로 갈증 날릴까

영월은 충북 충주ㆍ단양ㆍ제천과 함께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중 ‘중부내륙 힐링여행’ 코스에 포함된다. 동강 래프팅 외에도 가족과 친구끼리 즐길 만한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한국관광공사 세종ㆍ충북지사가 추천하는 꽃차 체험과 수제맥주 양조장 탐방을 소개한다.

꽃차 체험 협동조합 ‘화이통’의 빛깔 고운 꽃차와 다식.

영월 북면 문곡리의 ‘화이통’은 꽃으로 세상과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은 마을 협동조합이다. 체험은 꽃차와 다식 만들기 2가지로 진행한다. 천일홍, 메리골드, 펜지, 당귀, 도라지를 말린 꽃잎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색깔 고운 꽃차가 탄생한다. 마음에 드는 색과 향의 2~3가지 꽃을 섞으면 향이 더욱 풍성해진다. 앙증맞은 다식 만들기도 즐겁다. 체리, 자황고구마, 단호박, 쑥 분말을 찹쌀가루와 섞어 빚은 다식은 찌는 과정에서 빛깔이 더욱 곱고 진해진다. 직접 만든 다식은 전용 상자에 담아 가져갈 수 있다. 눈과 입이 즐거운 체험이다. 재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하루 전 예약해야 한다. 비용은 1인 1만5,000원이다.

상동읍 산골의 자연치유시설 ‘수피움’. 산길을 가다가 깜짝 놀랄 정도로 건물 규모가 크다.
‘수피움’ 주변 산책로에 매발톱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상동읍 내덕리 해발 550m 선바위산 자락의 ‘수피움’은 건강전도사를 자처하는 ㈜다움생식 김수경 대표가 운영하는 자연치유 시설이다. 숯가마와 숙박시설, 채식 위주의 자연식(食) 식당을 갖췄다. 수피움은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풍부한 최적의 자연환경에서 건강한 몸을 만드는 곳이다. 숯가마 체험만 하는 게 아니라 6가지 자체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주일 정도면 습관이 배고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2인 기준 1박2일 프로그램이 29만~32만원으로 비싼 편이다. 대신 매월 12일과 22일엔 누구나 무료로 숯가마 찜질을 체험할 수 있다. 센터가 깊은 산중에 위치해 주변이 온통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산책로다.

제천 봉양읍 ‘뱅크크릭’이 생산하는 7종의 에일 맥주. 발효와 첨가물에 따라 향과 알코올 도수가 다르다.
맥주 제품명은 마을 이름을 그대로 땄다.

제천 봉양읍 솔티마을의 수제맥주 양조장 ‘뱅크크릭’은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사 이름인 뱅크크릭(Bank Creek)은 제천(堤川)을 영어로 풀이한 말이고, 맥주 브랜드 ‘솔티(Solti)’는 마을 지명을 그대로 따랐다. 양조장 견학에서는 일반적인 맥주 상식부터 홉의 종류와 첨가물, 발효 과정에 따른 맛의 차이 등 수제맥주의 특색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현재 뱅크크릭은 솔티마을 농민이 직접 재배한 홉을 사용해 벨기에식 정통 에일 맥주 7종을 생산한다. 홍성태 대표는 지난 3월 벨기에 국왕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의 초청을 받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양조장 투어를 마치면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맥주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 토요일은 언제나 견학이 가능하고, 평일에는 예약해야 한다. 1시간30분 정도 소요되며 체험비용은 1만5,000원이다. 봉양읍에는 뱅크크릭 외에 폐역을 활용한 목공체험 시설 ‘우드트레인’, 폐교에서 다양한 효소 체험을 할 수 있는 ‘공전자연학교’도 있다.

영월ㆍ제천=글ㆍ사진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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