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한앤컴퍼니 탈세 수사로 ‘10월까지 매각’ 차질 빚자 전격 선회 
롯데카드.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한앤컴퍼니에서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 한앤컴퍼니 대표가 탈세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롯데그룹이 안전한 선택을 한 것이다.

롯데그룹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서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으로 변경했다고 21일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난 3일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13일까지 배타적 협상을 진행했지만, 우선협상기간이 마무리되고도 본계약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상황이었다.

롯데그룹의 결정에는 한앤컴퍼니의 탈세 혐의 수사 이슈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앞서 KT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한 대표와 황창규 KT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2016년 10월 KT가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던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공정가치보다 424억원 높은 가격으로 사들이면서 황 회장이 KT에 손해를 입혔고(배임), 한 대표는 매각 대금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올해 10월까지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을 마무리해야 하는 롯데그룹 입장에선 시간을 끌기 어려웠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올해 10월까지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한앤컴퍼니의 탈세 수사가 결론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고 실제 기소라도 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되는 만큼, 매각 작업을 계속 진행하기엔 부담스럽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자가 금융위ㆍ공정위ㆍ국세청ㆍ검찰 등에서 조사를 받고 있고, 조사 내용이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되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할 수 있다. 또 심사 대상자는 최근 5년간 △부실금융기관의 최대주주였거나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 받은 적이 있으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금융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면 검찰의 기소 여부가 중요하다”며 “검찰이 불기소 처분하면 심사를 그대로 진행하지만, 기소를 하게 되면 혐의와 재판일정을 고려해 심사 일정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MBK-우리금융 컨소시엄 측에서도 지난 13일 한앤컴퍼니의 우선협상기간이 종료된 뒤에 롯데그룹에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접촉에서 인수 가격을 올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올해 10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에서도 새로운 인수후보자를 선정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뒤에는 10월까지 매각을 완료할 수 있느냐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고 말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MBK-우리금융 컨소시엄으로 변경돼 다시 1~2주 동안 실사가 진행되고 이후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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