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장거리 미사일 시설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자국 방송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북한 내 핵 시설 5곳’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폐기 대상에 넣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3~4곳은 미 정부가 파악 중인 영변 핵 단지 이외 지역의 핵심 핵 물질 생산 시설일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일단 2ㆍ28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이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핵 시설 1~2곳은 이미 신고되거나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변 핵 단지 내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 및 우라늄 농축 시설일 가능성이 크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영변보다 플러스 알파(+α)를 원했냐’는 질문에 “나오지 않은 것 중 저희가 발견한 것들도 있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부분이 있었다”고 공개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영변 핵 시설 외에도 규모가 굉장히 큰 핵 시설이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이 누락한 핵 시설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지난해 미국 언론에 보도된 ‘강선’ 우라늄 농축 시설이다. 평양 외곽의 천리마구역에 위치한 것으로 전해지는 강선 단지에는 원심분리기 수천 대가 있으며 수년간 가동됐기 때문에 상당한 양의 핵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했을 것으로 미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추정했다. 우리 정보 당국도 평양 인근 강선에 있는 의심 시설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20일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노출이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희박한데 한미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원자로가 실제 가동되고 있는 곳은 영변뿐인 것으로 안다”며 “우라늄 농축 시설이 규모가 작은 데다 통상 은닉돼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그걸 가리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한 마지막(2017년 9월 제6차) 핵 실험 때 융합성 핵 물질 생산 시설이 사용됐을 수 있고, 신고되지 않았었기 때문에 그 시설을 지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핵 폐기물 저장소나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설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5곳 안에 포함됐을 수도 있다. 한 국책연구기관 소속 전문가는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대량살상무기(WMD)를 다 넣은 만큼 이미 알려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나 평양 인근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 외의 다른 미사일 시설을 폐기하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요구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인터뷰에서 하노이 담판 당시 김 위원장이 북한 내 핵 시설 5곳 중 1∼2곳만 폐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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