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전담 수사단이 위치한 서울동부지검의 모습. 뉴스1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검찰 수사를 거부하며 지연작전에 돌입하자 검찰이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로 맞불을 놓았다.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20일 강간치상ㆍ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알선수재ㆍ공갈미수ㆍ무고 등의 혐의로 윤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체포영장 집행 후 윤씨에 대해 지난 달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수사 개시 시기 및 경위가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돼 윤씨를 풀어준 바 있다. 검찰은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두 번째 청구한 영장에 김 전 차관 사건과 직접 연관된 강간치상과 무고 혐의 등을 추가했다.

윤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는 김 전 차관의 지연 전략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전날 검찰에 소환됐지만 "윤씨 진술의 특별한 의도에 대한 법률적 검토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는 등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로서는 윤씨와 대질 심문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윤씨의 신병을 확보할 필요가 급해졌다.

검찰은 윤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를 당초보다 이틀 정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 관계자는 "대질 심문은 구속 피의자의 거부 여부를 떠나 수사 필요성이 있다면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다"며 "김 전 차관이 어떤 전략으로 나오더라도 수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씨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사 구조를 감안할 때 윤씨에 대한 영장 재청구가 독이 될 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과거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사건 당시, 한 전 총리에게 5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면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바 있다. 김형준 전 검사의 '스폰서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뇌물 공여자인 고교 동창 김모씨의 진술 신빙성이 문제되면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확정된 바 있다. 이번 사건 역시 김 전 차관이 받았다는 1억3,000여만원의 뇌물에 대해 윤씨의 진술이 핵심인 만큼, 윤씨의 인신 구속에 성공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법정의 진술 번복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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