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동남쪽 하늘정원에 풀과 나무가 가득하다.

20일 오후 인천 중구 운서동 하늘공원. 유채꽃과 키가 작은 나무들로 뒤덮인 이곳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항공기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다. 인천공항 제1, 2 활주로 끝 쪽에 자리잡은 하늘공원 일대는 공항시설법에 따라 개발이 제한되는 녹지대다. 고도 제한도 있다. 항공기 활주로 이탈 등에 대비해 만든 일종의 안전지대인 이 일대를 정부가 내년부터 연간 293억원에 이르는 종합부동산세를 새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하늘공원에서 차량으로 10분정도 떨어진 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IBC)-Ⅲ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 공연장 등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개발 예정지로, 현재는 풀과 흙 밖에 없는 황무지다. 정부는 이곳에도 내년부터 연간 156억원에 달하는 종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당초 IBC-Ⅲ는 복합리조트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되는 2022년쯤에야 종부세가 부과될 예정이었지만 시기를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태츠칩팩코리아 등 34개 업체가 들어와있는 항공 물류단지도 종부세 부과 대상이다. 내년부터 연간 200억원이 넘는 종부세와 재산세가 부과될 물류단지 연간 임대료는 100억원 수준이다. 보유세가 매출을 두배 초과해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가 이처럼 인천공항공사가 보유한 유보지나 개발 예정지 등에 대해 낮은 세율의 지방세를 적용하고 종부세를 면제해주는 분리과세 혜택을 없애는 것을 뼈대로 한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바라본 국제업무지구(IBC)-Ⅲ 모습.

20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토지분 재산세 분리과세 대상에서 인천공항공사와 사모 부동산펀드가 보유한 토지, 비영리법인이 1995년 이전 취득한 토지 등을 제외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개정안이 이달 29일까지 입법 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되면 공사가 보유한 유보지 등에 대한 재산세율이 0.2%에서 0.4%로 두배 가량 오른다. 종부세도 부과된다. 이에 따라 공사 측이 내년에 내야 하는 종부세와 재산세는 294억원에서 1,132억원으로 3.8배 오른다. 종부세만 따지면 803억원인데, 이는 국내 전체 종부세 1조7,000억원의 약 5%에 이르는 규모다. 개발이 제한되는 활주로 녹지대 등에 부동산 가격 안정이 목적인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과도한 과세’라고 공사가 주장하는 이유다.

공사 측은 제4활주로를 포함한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사업비 4조2,000억원)과 착륙료 등 항공사 부담 감면(연간 480억원), 국제업무지역 기반시설 조성(2,000억원), 제1여객터미널 시설 개선(1,140억원) 등 앞으로 5년간 매년 1조여원씩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추가 세 부담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을 강행할 경우 시설 확충에 차질을 빚거나 공항이용료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자칫 공항 이용객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반면 행안부는 분리과세 대상 토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익용 토지와 담세력(조세를 부담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이 충분한 대상에 대해선 혜택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지난해 세 전 당기순이익이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점을 고려할 때 재산세와 종부세를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게 행안부 예측이다. 다만 행안부는 활주로 녹지대 등 유보지에 한해서 분리과세 혜택을 유지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인천공항에 대한 분리과세는 당초 초기 안정적 개발을 지원하자는 취지였는데 그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고 인천공항공사 수익 구조도 탄탄해져 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그 동안 인천공항 개발 예정지 세제 혜택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르는데, 호텔과 카지노가 들어가는 땅(개발 예정지)까지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라 원칙으로 돌아가 일반 나대지처럼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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