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 40여 차례 만났지만 노사 간극 못 좁히고 막 내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노사정의 10개월간의 대화가 성과 없이 종료됐다. 노사정 부대표급이 막판 현상을 벌였지만 쟁점 사항에 대해 노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사실상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차원의 사회적 대화는 막을 내렸다. 앞으로 ILO 핵심협약 비준 논의는 국회로 공이 넘어가 원점에서 재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

경사노위는 20일 오후 제6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ILO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된 노사정 부대표급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관련 논의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그간의 논의 결과를 정리해 대표급 회의인 본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이후 본위원회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에 관한 사회적 대화 내용을 정부와 국회 등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ILO 핵심 협약은 노동기본권에 대한 국제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와 강제노동 금지에 관한 협약 4개를 아직까지 비준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이 한국정부에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경사노위에서 관련된 노사정 협의가 이어져 왔다. 40여차례가 넘게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지만, 협상 중 경영계가 기업방어권 차원에서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조항 폐지 △단체협약 유효기간 연장 등을 담은 노사관계법 개정을 요구하면서 논의가 공전돼 왔다.

박태주 경사노위 운영위원장은 이날 “깊이 있는 대화에도 불구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며 “그래도 (논의 과정에서 발표됐던)공익위원 합의안은 향후 ILO 핵심 협약 비준 논의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익위원들은 지난해 11월 해고자ㆍ실업자의 노조가입 인정을 골자로 한 공익위원안을 발표했고,경영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지난 4월 사업장 내 생산시설 점거행위제한 등이 포함된 중재안을 제시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의 대선공약이었던 ILO 핵심 협약 비준이 사회적 합의 없이 국회로 넘어가게 되면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대치는2라운드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사정 합의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의지”라며 “정부가 협약 비준 동의안부터 국회로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협약 선비준으로 노조 단결권만 확대되면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며 “노조 측에 유리하게 기울어진 노사관계법 개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