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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글ㆍ인텔도 ‘화웨이 죽이기’ 전방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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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구글ㆍ인텔도 ‘화웨이 죽이기’ 전방위 압박

입력
2019.05.20 17:45
수정
2019.05.20 22: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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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화웨이 차세대 스마트폰에 서비스 제공 안해”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부품 공급 중단키로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의 한 화웨이 매장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의 한 화웨이 매장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죽이기’에 미 정보기술(IT) 업계도 발을 맞추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2위 스마트폰 판매업체인 중국의 화웨이를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에 올리자마자 구글과 인텔 등 미국의 대표적 IT 기업들이 잇따라 화웨이와의 비즈니스를 중단한 것이다. 전자제품 운영체계(OS)와 핵심 부품의 공급 등을 미국 기업에 크게 의존하는 화웨이로선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상황과도 맞물려, 두 나라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화웨이 스마트폰의 업데이트 접근을 최근 차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은 안드로이드와 구글 서비스와 관련한 기술 지원 및 협력을 화웨이에 제공하는 것을 중단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도 이 같은 로이터의 보도를 확인하면서 “구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린 행정 명령을 준수하고 있고, 그 의미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체 보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화웨이 장비가 활용돼 미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취지다. 다음날 미 상무부는 화웨이와 이 회사의 68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포함시켰다. 미국 기업이 화웨이나 그 계열사들에 부품 판매,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 이전 등을 할 땐 당국의 허가를 반드시 받도록 한 조치다.

이에 따라 화웨이가 앞으로 해외에서 출시하는 스마트폰은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구글맵’, ‘지메일’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해 구글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된 ‘오픈 소스’를 통해 제공되는 안드로이드 OS 버전은 계속 이용할 수 있으나, 구글이 내놓는 업데이트는 아예 사용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도 화웨이에 대해 부품 공급을 중단키로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과 퀄컴, 자일링스, 브로드컴 등이 자사 임직원들에게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진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렸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들 기업은 화웨이에 서버 칩(인텔)과 스마트폰 모뎀(퀄컴), 통신망용 프로그래밍 가능 칩(자일링스) 등을 공급해 온 주요 업체들이다. 지난해 700억달러 상당의 부품 가운데 110억달러어치를 미국 기업들로부터 사들인 화웨이로선 공급망에 큰 차질이 생긴 셈이다.

물론 화웨이는 자체 OS를 개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입지도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다. 가디언은 미국 기업들의 이번 조치와 관련, “세계 2위 시장인 유럽에서의 화웨이의 경쟁력에도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자국 IT기업의 수익성 악화 등을 고려, 미국 정부가 조만간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을 일부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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