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이재성씨와 고교생 김민혁군 화제
독학으로 ‘애플 장학생’ 꿈을 이룬 김민혁(왼쪽)군과 이재성씨. 김군ㆍ이씨 제공

독학으로 터득한 코딩으로 ‘애플 장학생’ 꿈을 이룬 학생들이 있다. 이재성(23ㆍ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3학년)씨와 김민혁(18ㆍ노스 스타 아카데미 11학년)군이 주인공이다.

이씨와 김군은 모두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스마트기기 어플리케이션(앱)을 만들어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 ‘올해의 장학생’에 선발됐다. 매년 6월 열리는 WWDC는 애플의 연중 최대 행사다. 애플은 전통적으로 이 행사를 통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야심작들을 공개했다.

이씨와 김군은 건강, 안전, 환경보호 등 평소 관심사를 코딩을 통해 일상생활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김군이 개발한 프로그램 ‘Environmental in AR’은 스마트기기 카메라를 이용해 집 주변을 비추면 구동한다. 촬영 장소에 따라 화면에 폐 컴퓨터나 휴대폰, 중앙처리장치(CPU) 등이 흩뿌려지며 “미국에선 매년 6,000만 달러 가량의 휴대폰이 쓰레기통에 버려진다”는 메시지가 뜨는 식이다. “버려지는 전자기기 쓰레기로 인한 환경 파괴에 관심이 많았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 앱을 구상하게 됐다”는 게 김군의 설명이다. 김군은 한국에 살면서 홈 스쿨링으로 미국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이씨 역시 평소 갖고 있던 갈증을 앱으로 해소했다. 이씨가 개발한 프로그램 ‘Learning CPR in AR/3D’는 AR을 이용해 심폐소생술(CPR)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제작됐다. 중학생 시절 적십자사 간부로 활동하며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이씨는 “그 동안의 CPR 교육은 가만히 앉아서 받는 수동적인 방식이라 실생활에 접목이 어려웠다”며 “다양한 방향과 위치에서의 응급처치 교육을 통해 위급상황 시 유용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코딩은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셈이다.

더 놀라운 건 이씨와 김군이 독학으로 코드를 배웠다는 점이다. 이들이 앱 개발에 사용한 ‘스위프트 프로그래밍 언어’는 비교적 최근인 2014년에 공개돼 아직 국내에는 관련 교재나 교육기관이 없다. 이씨와 김군은 “해외 개발자들의 유튜브를 많이 찾아봤고, 애플이 제공하는 문서들을 하나 하나 따라 해보며 터득했다”고 귀띔했다. 밤 잠을 미뤄가며 매진한 결과 둘 다 독학한 지 채 1년도 안 돼 ‘애플 장학생’에 선발되는 기쁨을 맛봤다.

이씨와 김군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뽑힌 애플 장학생 350명은 다음달 3~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WWDC행사에 참가한다. 비행기와 숙소, 식사는 물론 100만원이 훌쩍 넘는 참가 비용도 애플이 지원한다. 무엇보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개발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장학생에게 주어지는 가장 값진 선물이다. 이씨의 소망은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와 대화하는 것. “내 전공은 하드웨어고 장학생으로 선발된 건 소프트웨어인데 둘 다 디자인적인 면이 중요하다”며 “디자인에 관한 그의 가치관을 들어보고 싶고 내 철학에 대한 의견도 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군은 “매년 WWDC 행사를 새벽까지 인터넷 생중계로 보면서 ‘나도 어른이 되면 저기 한 번 가봐야지’ 했는데 이렇게 빨리 꿈을 이룰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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