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 정황…원전 현장 첫 특사경 투입 

재가동 승인 하루 만에 멈춰선 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에서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들이 법을 위반한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빛 1호기를 사용정지 시키고 특별사법경찰관을 보내 특별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원안위 특사경이 발전소 현장에 투입되는 건 처음이다.

20일 원안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수원은 한빛 1호기의 열출력이 제한 기준을 넘었는데도 원자로를 즉시 세우지 않았고, 관련 면허가 없는 직원에게 원자로 제어봉 조작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원안위는 모두 위법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원안위 관계자는 “특사경을 통해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남 영광군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자력본부. 왼쪽부터 차례로 한빛 1~6호기다. 한수원 제공

지난해 8월부터 실시한 정기점검을 마친 한빛 1호기는 지난 9일 원안위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10일 원자로의 핵연료반응 제어 능력을 최종 시험하던 중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31분쯤 증기발생기 수위가 높아지고 보조급수펌프가 돌아간 것이다. 직후 현장에 파견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들은 원자로 출력(열출력)이 제한치를 초과한 사실을 확인했다. 원전 운영기술지침서에 따르면 제어능력 시험 중에는 열출력이 5%를 넘지 말아야 하는데, 당일 불과 1분 만에 18%까지 치솟았다. 그래서 증기발생기와 보조급수펌프에 이상 현상이 생긴 것이다. 열출력이 5%를 초과하면 즉시 원자로를 정지해야 한다.

그런데 한수원은 KINS가 문제를 지적하고 난 뒤인 10일 오후 10시 2분에야 원자로를 수동으로 세웠다. 이상현상이 발생한 지 11시간 지난 뒤 안전 조치를 취한 것이다.

한빛 1호기의 열출력이 급변한 건 원자로에서 제어봉이 순간적으로 많이 빠져 나왔기 때문이다. 원자로 내 연료봉에 들어 있는 우라늄이 핵분열반응을 일으키면 무수히 많은 중성자가 생긴다. 그 중 일부는 우라늄이 계속 핵분열반응을 일으키도록 돕고, 나머지는 물에 흡수된다. 이 때 중성자 수를 적절히 조절하며 핵분열반응을 통제해야 출력이 일정하게 유지되고 안전하게 전기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재가동을 앞두고 제어봉을 시험하던 한빛 1호기 운전팀은 컴퓨터에 나타나는 제어봉의 위치와 실제 위치가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계측제어팀에 지원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면허 비보유자가 제어봉을 조작한 정황도 포착됐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제어봉 조작은 면허를 취득한 운전원이 직접 하거나, 면허가 없는 직원이 면허 소지자의 지도ㆍ감독에 따라 해야 한다. 그런데 당일 면허가 없는 계측제어팀 직원이 제어봉을 조작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이 직원이 제어봉 조작 중 면허 보유자의 지도ㆍ감독을 받았는지에 대해선 현장 관계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며 “특사경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사경은 원안법 위반에 대해 수사권을 가진 원안위 소속 공무원이다. 과거 원안위가 위법 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수단은 벌칙이나 과징금 등 행정처벌에 그쳤지만, 2017년 6월 특사경 제도 시행 이후 긴급체포, 압수수색, 구속영장 신청 등의 수사활동이 가능해졌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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