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도로ㆍ지역 감안 관리 매뉴얼 고심
11월까지 도시 숲 기능 등 대안 마련
강원 춘천시 중앙로 강원도청에서 한국은행 강원본부 사이에 놓인 플라타너스 20여 그루는 한때 ‘닭발’ 또는 ‘새총’으로 불렸다.
프라타너스 나무의 꽃가루 가지가 호흡기 질환은 물론 전신주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도시 미관을 고려하지 않은 가지치기가 이뤄져 앙상한 가지만 남았기 때문이다. 2000년대 후반부터 이렇게 무자비하게 잘려나간 강원도청 앞 가로수는 원치 않는 별명이 생겼다.
1950년대부터 춘천 도심의 역사와 함께한 가로수가 웃음거리로 전락한 셈이다. 일각에선 “이럴 바엔 수종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 플라타너스는 몇 년 전 전신주 지중화가 이뤄진 뒤에야 닭발 신세를 겨우 면했다.
춘천시가 이런 지적 등을 감안한 듯, 가로수 수형관리 매뉴얼을 20일 내놓았다.
가지치기가 도로 표지판 가림 등을 해결한다지만 되레 도시미관을 오히려 해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 미세먼지 등으로 도시 숲에 대한 기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새 매뉴얼 개발에 나선 이유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도로, 수종, 지역별 특성을 반영한 가로수 수형 관리 매뉴얼 만들기로 했다. 이를 위해 11월까지 연구 용역을 실시한다. 가로수 현황을 살펴보고 문제점 분석, 대안을 마련해보자는 것이다. 춘천시는 “도로와 구역, 지역별 특성에 맞는 가로수 수형 관리를 통해 특색이 있는 도시경관을 만들 것”이라며 “체계적인 관리로 도시 숲 기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글ㆍ사진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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