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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AI의 성공, 데이터와 사람에 달렸다

입력
2019.05.21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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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능정보사회가 성큼 가까이 왔다.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로 사물까지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환경이 조성됐고,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정보원에서 이전보다 훨씬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수집된다. 더구나 빅데이터를 가공ᆞ분석해 현실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인공지능(AI)이 한층 발전하면서 우리 사회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의 시기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사회의 기반이 되는 여러 기술 중에서도 인공지능은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 손꼽힌다. 컴퓨터가 사람의 지능적인 행동들을 모방하여 사람이 해 오던 일들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대체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는 1956년에 등장했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은 부흥기와 침체기를 오간 끝에 최근에 딥러닝(Deep learning)이 구현되는 것을 계기로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

인공지능이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2016년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다. 사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 생활에 적용된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스포츠 경기 결과를 요약한 뉴스나 일기예보 뉴스는 인공지능이 작성한 경우가 많다. 네이버나 넷플릭스 등의 인터넷 플랫폼에서는 이용자의 선호에 따라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뉴스나 영상을 추천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도 인공지능이 사람의 개입 없이 운전을 하는 사례다. 챗봇이나 인공지능 스피커도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비서나 도우미의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사람의 고유 영역인 창작 활동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미국ㆍ일본ㆍ중국 등은 인공지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인데 특히 인공지능 인재를 육성하는데 초점을 둔 새로운 교육 과정과 연구 프로그램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지능정보산업 발전전략’ ‘인공지능 R&D 전략’ 등을 수립했고 인공지능 대학원과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카이스트ㆍ고려대ㆍ성균관대를 2019년도 인공지능대학원으로 선정했고, 서울대는 초대형 인공지능연구소를 올해 설립할 계획이다.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발전 전략이 공과대학 중심의 기술 개발과 인공지능 엔지니어 양성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입력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어놓는 알고리즘이 핵심인데 알고리즘의 발전은 다시 더디어지기 시작했고 기술 자체는 일종의 공공재가 되고 있다. 결국 인공지능의 성능은 확보된 데이터의 양과 질에서 결정이 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인구가 적은데다 개인 정보 규제도 강해서 인공지능이 활용할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 따라서 인공지능을 위한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인공지능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

또 인공지능이 발전하려면 새롭고 창의적인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창의적인 문제는 인공지능이 발굴할 수 없고 사람이 발굴해 제시하는 것이므로 결국 인공지능의 성공은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하면서 다양한 삶의 현장에서 문제를 발굴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야 가능해진다. 따라서 인공지능 인재의 양성은 엔지니어뿐 아니라 사람의 삶과 역사와 문화에 정통한 인문사회 분야의 인재, 더 나아가 융합형 인재를 함께 육성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의 성공 요인은 기술 그 자체라기보다는 데이터와 사람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사람의 삶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조련하는 사람과 함께 진화할 때 더 발전할 수 있다. 늦기 전에 우리나라 인공지능 발전 전략의 방향이 수정되기를 기대한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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