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란을 향해 ‘종말’이라는 단어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가장 수위가 높은 경고장을 날린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이 될 것”이라는 글을 띄웠다. 그리고는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우리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국가를 방어하는 모든 분야에서 준비가 끝났다”라면서 미국을 도발한 데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 언급은 최근 “이란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던 데에서 다시 압박 강도를 최고도로 끌어올린 것이다. ‘슈퍼 매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12만 병력 중동 파견’ 옵션을 지난 13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가짜뉴스”라고 일축하면서 군사 옵션 가능성을 사실상 부인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6일에도 ‘이란과 전쟁을 할 것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그렇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날 트윗에 대해 AP통신은 “며칠 전까지 이란과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톤다운’을 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싸움을 추구한다면 파괴하겠다고 이란을 협박했다”고 전했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2017년 8월 북한을 향해 ‘미국을 더 협박하면 이 세계가 일찍이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썼던 것과 유사한 레토릭을 구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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