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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노무현 추도식날 부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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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노무현 추도식날 부시 만난다

입력
2019.05.19 18:29
수정
2019.05.19 19: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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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프로세스 조력 부탁할 듯… 부시는 노무현 초상화 선물하기로

2017년 오바마 대통령 접견 이후 역대 미국 대통령으로선 두 번째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시절이던 2003년 5월 15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시절이던 2003년 5월 15일 백악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만난다. 부시 전 대통령이 당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기로 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사의(謝意)을 표시하는 한편, 북한 비핵화 방안 등 현재 한반도 상황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안착을 위한 부시 전 대통령의 조력을 부탁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 이후 청와대에서 역대 미국 대통령을 접견하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7년 7월 3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난 바 있다.

이번 면담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황에서 이뤄지는 만큼, 북미 대화 재개의 또 다른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 안팎에는 부시 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계기로 미국 정부에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 내 보수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특히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담당 차관으로 활동하며 이라크 전쟁 등과 관련해 핵심 역할을 했다. 그런 만큼 부시 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의의와 진정성을 직접 듣는다면 미국 조야 인사들의 지지를 유도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부시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인연도 있다.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재임한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재임한 노 전 대통령과 재임 기간이 겹친다. 문 대통령은 당시 민정수석으로 주한미군기지 이전 비용 분담 협상과 전쟁에 대비한 한미의 군사 계획인 ‘작전계획 5029’의 개정 등에 관여했다고 자서전 '운명'에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도중, ‘아버지 부시’인 조지 H W 부시 전 미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하고 애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부시 전 대통령은 추도식에 참석해 자신이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선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9년 1월 퇴임 후 화가로 활동하며 재임 중 만난 정치인들의 초상화를 그려왔다. 또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도사를 낭독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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