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대산읍 한화토탈 공장 유증기 유출사고로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치료를 받은 환자가 300명을 넘어서는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화토탈 측은 사과문을 통해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약속했다. 노동ㆍ환경 당국은 시설 가동을 중지했으며,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현장에 상주하며 상황을 감시하고, 관련법 위반 사항 여부를 점검키로 했다.
19일 서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과 18일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로 19일 오후 5시까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 안구 통증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은 주민과 근로자는 321명으로 집계됐다. 환자들은 병원에서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검사 등을 받았다. 환자는 서산의료원 254명, 중앙병원 65명, 개인병원 2명 등에서 치료받은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시는 아직까지 입원 환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후유증을 호소하는 주민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17일 오전 11시쯤 한화토탈 내에서 화재가 발생해 스틸렌모노머(비닐벤젠) 공정 옥외탱크가 과열되면서 유증기가 유출됐다. 이로 인해 근로자 8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사고 발생 당시 공장 주변에 심한 악취가 퍼져 인근 주민들에게 외출 자제 권고령이 내려졌다. 인근 지역에는 사고 발생 8시간이 넘도록 악취가 난다고 주민들이 호소했다. 노동청은 사고 직후 해당 설비에 대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18일 오전 5시40분 사고가 난 스틸렌모노머 공정 옥외탱크에서 또다시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추가 유출을 막기 위해 업체 측이 탱크 안에 주입한 소화 약제와 탱크 내 잔존 물질이 추가 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토탈이 제공한 물질안전정보(MSDS)에 따르면 탱크 안에 저장돼 있는 유기물질들은 스틸렌모노머, 알파 메틸스틸렌 등으로 모두 유해화학물질이 아닌 일반화학물질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 노동ㆍ환경단체들은 “스틸렌모노머는 눈, 점막, 호흡기 계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유출된 유증기에 다른 물질이 포함돼 있을 수 있어 유출된 물질의 유해 화학물질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한화토탈 측은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권혁웅 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고로 직접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협력업체 및 회사 직원, 관계기관 등에게 죄송하다”며 “사고가 발생한 지역의 (공장) 가동을 정지했고 전문기관으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아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후 사고로 인한 건강 이상 발견 시 검진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유증기가 유출된 탱크 내부 잔존 물질을 신속히 제거토록 조치했다. 제거 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서산 합동방재센터 직원을 상주시켜 감시하고 있다.
업체 측이 사고내용을 신고하지 않고 자체 처리한 2차 유출사고의 정확한 경위도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아울러 한화토탈에 대해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사항이 있는지도 점검해 조치하고, 경찰, 노동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서산=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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