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시장서 6개월 만에 최고치… 7위안 돌파 ‘포치’ 용인에 관심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위안화 환율이 급등(위안화 가치 하락), 시장의 심리적 경계선인 ‘달러당 7위안’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17일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6.9416위안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6.9567위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시장이 위안화 평가절하의 상징선으로 여기는 ‘달러당 7위안’ 목전까지 온 것이다.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은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최근 위안화의 가치가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게 평가 받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위안화 환율 급등 배경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자리잡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 중국이 수출하는 제품의 가격이 떨어져 경쟁력이 높아지게 되므로 미국은 이를 가장 경계한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 측에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지 말 것을 줄곧 요구해왔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위안화를 합리적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절하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중국도 미국산 수입품에 ‘맞불 관세’를 부과했지만 규모가 600억달러에 불과하다. 이에 결국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라는 무기를 꺼내들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의 관심은 중국 당국이 관리하는 위안화 고시환율도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이른바 ’포치(破七)’를 허용할 지에 쏠리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전날보다 0.25% 오른 6.8859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최고치다. 인민은행 고시환율은 7일 연속 올랐다.
여기에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를 겨냥한 미국의 압박이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고, 이 조치의 효력이 즉시 발생한다고 보도했다. 이럴 경우, 화웨이와 계열사들은 미국 기업에서 부품 구매시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중인 미국 내 기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어, 이번 조치가 어떤 파장을 부를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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