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새누리당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정두언 전 의원이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쓴소리를 했다.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망언을 한 의원들 징계에 소극적인 것을 두고 “집토끼를 끌어안고 있을 것이냐”며 일침을 날렸다.
정 전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 대표의 광주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두고 “5ㆍ18 망언 때문에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황 대표는 16일 충남 당진 화력발전소를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5ㆍ18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5ㆍ18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한국당 김순례, 김진태, 이종명 의원에 대한 징계에 대해서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마무리가 되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전 의원은 “남은 절차라는 것은 의원총회를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나는 원외에 있기 때문에 원내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식으로 미루는 듯한 무성의한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5ㆍ18 폄훼 발언 의원들에 대한 징계와 관련, “한국당의 향후 진로와 정체성이 달린 문제라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집토끼를 끌어안고 있을 것이냐, 산토끼를 잡으러 갈 것이냐, 거기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했다. 비난을 감수하면서 문제 의원들을 끌어안고 갈 것인지, 중도층을 지지층으로 끌어들일 것인지 당 대표로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정 전 의원은 “털고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대표의 광주행 관련 여야 의원들의 막말 논란을 두고 정 전 의원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일단 (나를) 부각시키고 보자, 인지도를 올리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15일 “황교안 대표가 다시 광주를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건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본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상태를 일컫는 의학적 용어”라고 비난했다. 이에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상처에 대해서 고통을 못 느끼는 병도 있다. 한센병이다. 만약 대통령께서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 고통을 못 느낀다고 하면 그런 의학적 용어도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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