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가 16일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 소재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 코스에서 열린 PGA 챔피언십 1라운드 11번홀에서 퍼팅을 준비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 코스(파70ㆍ7,459야드) 1번홀엔 경고판이 커다랗게 붙어있다. ‘극도로 어려운 코스이니 상급자만 이용하길 권장한다(The Black Course Is An Extremely Difficult Course Which We Recommend Only For Highly Skilled Golfers)'는 내용이 담겼다.

블랙 코스는 옐로ㆍ레드ㆍ블루ㆍ그린 코스를 포함한 베스페이지 5개 코스는 물론, 미국 전체를 통틀어도 최상급 난이도다. 4번홀(파5)은 왼쪽이 벙커, 오른쪽이 러프여서 티 샷을 떨어뜨릴 공간이 넉넉지 않다. 7번홀(파4)은 오른쪽으로 급하게 굽은 데다, 그린 앞에 무시무시한 벙커가 대기하고 있어 웬만한 프로 골퍼도 벙커에 공을 담그기 일쑤다. 승부처는 10~12번홀이다. 전부 파4로 이뤄졌지만 10, 11번 홀은 벙커를 피하기 어렵고, 12번홀 역시 왼쪽으로 굽어 위압감을 준다.

하지만 베스페이지의 경고판도 ‘메이저 사냥꾼’ 브룩스 켑카(29ㆍ미국) 앞에선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켑카는 17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장타에 쇼트게임까지 완벽히 구사하며 블랙코스를 완벽히 요리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뽑아낸 켑카는 7언더파 63타를 기록, 2위 대니 리(29ㆍ뉴질랜드)에 한 타 차 선두를 달렸다.

최근 7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3회, 준우승 1회를 기록한 켑카는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우승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켑카의 우승을 꼽은 이가 무려 11명이었다”면서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가 켑카와 잘 맞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전장이 긴 코스에서 장타자 켑카의 위력이 더 크게 발휘될 거란 설명이다.

PGA 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 코스 1번홀에 걸려 있는 경고문. 뉴욕=USA투데이 연합뉴스

실제로 이날 켑카는 코스 공략 ‘정석’을 내놓으며 단 한 차례의 보기 없이 7개 버디를 잡아냈다. 그가 기록한 63타는 이 코스의 최저타 레코드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63타 기록이다. 켑카는 1라운드를 마친 뒤 “매우 어려운 코스인데 오늘은 내가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경기를 펼친 날인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토미 플릿우드(28ㆍ잉글랜드)가 3언더파 67타로 단독 3위에 오른 가운데 최근 AT&T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강성훈(32ㆍCJ대한통운)은 2언더파 공동 4위를 달리며 선두 경쟁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시우(24ㆍCJ대한통운)도 1언더파 공동 9위로 선전했다. 켑카와 동반 라운드를 치른 타이거 우즈(44ㆍ미국)는 2오버파 72타를 쳐 공동 51위에 머물렀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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