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 협상 과정에서 타 구단 사전 접촉 의혹이 제기된 김종규가 16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재정위원회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창원 LG와의 자유계약선수(FA) 우선협상 과정에서 사전 접촉 의혹이 제기된 김종규(28)가 증거 불충분으로 FA 자격을 얻게 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6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고 "타 구단 사전 접촉으로 인정할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사전 접촉에 대해 불인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 동안 ‘대형 FA’에 대한 사전 접촉 의혹은 늘 있어 왔지만 입증은 별개의 문제다. 만약 사전 접촉이 사실로 밝혀지면 해당 구단은 다음 시즌 신인 1라운드 선발 자격이 없어지고, 선수는 2년간 등록 말소 등의 징계를 받게 된다. KBL로서도 조사 수준으로 선수 생명이 걸린 중징계를 내리기 힘든 이유다. 결국 LG의 프로농구 사상 첫 공식적인 이의 제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LG는 전날 “김종규에게 연봉 9억6,000만원, 인센티브 2억4,000만원 등 첫해 보수 총액 12억원에 5년 계약 제의를 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고 밝히면서 타 구단과 사전 접촉을 공론화했다.

한상욱 LG 단장은 재정위원회가 열리기 전 통화에서 “선수 몸값만 올리는 농구계의 고질적인 관행을 뿌리뽑고자 김종규와 갈등을 감수하고 이의 제기를 하게 됐다”면서 “(김)종규가 이번 기회에 최소한의 양심 선언이라도 하길 바란다”고 ‘자수’를 촉구했다. 그러나 재정위원회에 참석한 김종규는 “사전 접촉은 절대 없었다”라고 주장하면서 “LG 때문에 이 자리에 오게 됐는데 제도 자체를 문제 삼는 LG의 태도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LG를 향한 농구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한 농구인은 “유명무실한 탬퍼링 금지 제도가 재정비가 되어야 하는 건 LG의 말이 맞지만 김종규가 아닌 다른 선수나, 타 팀 선수였더라도 과연 LG가 총대를 멨을지 의문이다”라고 꼬집었다. 김종규는 지난 2013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해 6시즌 동안 평균 29분4초를 뛰며 11.5점, 6.4리바운드를 기록한 팀의 핵심이자 국가대표 센터다. LG는 현주엽 감독과 김종규의 통화 내용을 녹취까지 해 증거 자료로 제출했다. 사전 접촉이 의심되는 3개 구단의 실명이 포함된 녹취록이다. 이에 대해 LG는 현 감독과 같은 자리에 있던 직원이 우연히 녹음하게 된 것이라 주장했지만 고의성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또 규정상 다년 계약도 금지돼 있기에 LG의 5년 계약 제시도 위반이다. 구단과 스타 선수간 볼썽사나운 다툼이 가뜩이나 침체된 남자 프로농구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제부터는 김종규와 그를 영입할 구단에 시선이 쏠린다. 그를 영입하는 구단은 LG에서 제시한 연봉 9억6,000만원 이상을 줘야 한다. LG가 제시한 12억원 이상에 계약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