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회 투약에 3,350만엔(약 3억6,303만원)에 이르는 백혈병 치료 신약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후생노동성 자문기관인 중앙사회보장의료협의회(이하 협의회)는 15일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생산하는 백혈병 등 혈액암을 치료하는 신약인 ‘킴리아’(일본 명칭 키무리아)를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킴리아는 이제껏 일본에서 건강보험에 적용됐던 약 가운데 가장 단가가 높다. 건강보험 적용 결정으로 이 약을 사용하는 환자는 연 수입이 370만~770만엔(약 4,011만~8,347만원)인 경우에 41만엔(약 445만원)의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킴리아는 환자의 체내에서 T세포라는 면역 세포를 분리,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세포에 대한 공격력을 높인 뒤 정맥주사를 통해 체내에 다시 주입하는 방식의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가 잘 듣지 않은 환자에게도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상시험에서는 젊은 층의 백혈병 환자 80%, 림프종 환자 50%에게서 증상이 대폭 개선됐다. 반면 임상시험 참여 환자의 60~80%에서 면역력 과잉으로 인한 발열이나 오한 등이 나타나는 부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이 신약의 이용 대상자가 연간 216명, 연간 판매금액은 72억엔(약 780억5,000만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에선 지난 2017년 킴리아에 대해 치료 후 효과가 인정된 경우에 한해 환자에게 비용을 요구하는 성공보수제도를 적용했다. 이에 미국에선 1회 투약 비용이 47만5,000달러(약 5억5,000만원)였다. 그러나 일본에선 효과 여부와 관계 없이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이보다 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이처럼 고가의 신약을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함으로써 환자의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이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은 악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비교적 가벼운 질병의 경우엔 환자 부담을 늘리는 대신, 암이나 난치병 등의 치료에 보험 적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협의회는 약의 효능이 인정된 일부 혈액암을 대상으로, 다른 항암제가 듣지 않을 경우에 한정해서 보험을 적용하기로 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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