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나경원, 밥 먹이면서 욕하는 누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영화 ‘어벤져스’ 악당 타노스에 빗댄 용어 ‘문노스’로 표현해 또다시 입길에 올랐다. ‘문빠’와 ‘달창’ 언급에 이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여당 정치인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 원내대표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공언하면서 ‘욕쟁이 아줌마’ 같은 발언이 끊이지 않는다”며 “밥 먹이면서 욕하는 자기 분열적 누나가 되겠다는 거냐”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9일 이인영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의 첫 공개 만남에서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제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을 ‘밥 먹이면서 욕하는 자기분열적 누나’라고 비꼰 셈이다.
나 원내대표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의 강희용 민주당 지역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지지자를 비하하는 ‘달창’ 발언 이후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말, 참 잘도 하십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동작구에 내걸어 화제가 됐다. 강 위원장은 14일 현수막이 걸려있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아이들이 볼까 걱정됐다”고 설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지난번에 아쉽게도 대구·경북에서 약간 이상한 표가 있었다”며 선거에서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이상한 표’로 비유해 뭇매를 맞기도 했다. 대구 출신인 홍의락 민주당 의원은 “입에서 나온다고 다 말이 아니란 사실을 대구 시민들은 진작 깨닫고 있다”며 “오만방자하고 발칙한 발언”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선거법·공수처법·민생파탄 저지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영화 어벤져스의 악역인 타노스의 장갑을 ‘문노스의 장갑’으로 패러디하는 게 유행”이라면서 “선거법과 공수처법 등을 저지해 ‘문노스의 장갑’이 완성되는 것을 막는 것이 절체절명의 책무”라고 말했다.
타노스의 장갑(건틀릿)은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이라 불리는 6개의 보석을 모아 절대적인 힘을 갖기 위해 끼는 장갑이다. 나 원내대표는 장갑을 완성해 지구를 파멸시키려는 ‘타노스’를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여당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문노스라는 표현이 극우 성향 사이트 일베에서 사용하는 용어라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나 원내대표 발언 논란에 불을 붙였다. 실제로 일베에선 “문노스가 중산층 절반을 서민으로 만들어버렸다”, “문노스, 인피니티 스톤 벌써 4개 모았다” 등의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다만 문노스라는 단어가 일베에서 처음 유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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