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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무력진압 명분 만든 ‘편의대’ 실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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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ㆍ18 무력진압 명분 만든 ‘편의대’ 실체 드러났다

입력
2019.05.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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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대 활동했던 특전사 대원 라디오 인터뷰서 폭로 

[저작권 한국일보]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방문과 편의대 운용을 증언한 주한미군 정보요원 출신 김용장(오른쪽) 씨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5·18 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광주 방문과 편의대 운용을 증언한 주한미군 정보요원 출신 김용장(오른쪽) 씨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으로 위장하고 과격시위를 벌여 무력진압의 명분을 만든 ‘편의대’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광주 제1전투비행단 격납고에서 민간인 복장을 한 군인들을 봤다는 증언에 이어 1979년 10월 부마항쟁 때 편의대로 활동했다는 특수전사령부(특전사) 대원의 양심고백까지 나왔다.

광주 민주화운동 7개월 전인 79년 10월 마산에서 편의대로 활동했다고 증언한 홍성택씨는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편의대의 존재를 폭로했다. 홍씨는 1978년 8월 입대해 특전사로 차출된 뒤 서울에서 계엄군으로 근무하다 부마항쟁 때 편의대로 현장에 투입됐다. 80년 5월 전역했다. 부마항쟁은 박정희의 유신체제에 반대한 부산과 마산 시민들의 민주화운동이다.

홍씨가 맡은 일은 집회에 참여할 대학생들을 색출하는 일이었다. 그는 “(마산에 있는) 경남대에서 한달여 머무는 동안 편의대로 학생들에게 접근해 11월 3일 학생의 날 데모 얘기가 나오면 따라다니던 형사들에게 말해서 체포해가고는 했다”고 말했다. 홍씨는 사복 차림으로 다방에 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저는 서울에서 온 누구인데 학생의 날 마산도 데모하냐”고 묻고 “맞다”고 얘기하면 형사들에게 손을 들어 신호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홍씨와 함께 활동했던 편의대는 상당한 규모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홍씨는 “버스에 학생들이 실릴 때 같이 탔는데 굉장히 많이 있었다”며 “버스가 여기저기서 계속 싣고 가는 걸 보면 그 일을 저 혼자 했던 건 아니었던 것”이라고 언급했다.

홍씨는 “그 때는 그게 애국하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사람을 막 때리고 못살게 굴었던 게 평생을 살면서 계속 미안했다”며 양심고백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또 13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을 증언한 미 육군 정보요원 출신 김용장씨에게도 고마움도 표했다. “김용장씨는 이 일을 증언하기 위해 한국까지 오셨고 저는 조금이라도 보태야지 한 것뿐”이라고 했다.

앞서 김용장씨는 “광주에서 시민 행세를 하던 사복 군인들이 실제로 존재했다. 제가 첩보를 입수하고 찾아가 30~40명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기자회견에서 폭로했다. 그는 또 “북한 특수군이 했다는 방화, 총격, 장갑차 탈취 등은 일반 시민이 했다고 보기 어려운 극렬한 행위”라며 “저는 감히 남한 특수군이 선봉에서 시민을 유도하거나 직접 벌인 소행이라고 추정한다”고 주장했다. 편의대가 과격시위를 주도해놓고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소요는 고정간첩, 불순분자 깡패들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경고문을 배포하면서 무력진압의 명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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