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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솔루션, 쉐보레 볼트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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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솔루션, 쉐보레 볼트 EV

입력
2019.05.1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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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 EV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수작'이다.
쉐보레 볼트 EV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수작'이다.

2019년 현재도 EV에 대한 효용성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전기를 만드는 과정 등이 과연 친환경적인지, 그리고 EV 충전 시스템 및 인프라에 대한 관리는 물론이고 운영 등에 있어서 무결성은 없는 것인지 의구심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EV들은 빠르게 주행 거리 및 주행 성능의 개선을 통해 기존의 내연기관들을 1:1로 대응할 수 있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쉐보레 볼트 EV 역시 이러한 흐름을 대표하는 존재 중 하나다.

그리고 2019년 5월, 다시 한 번 쉐보레 볼트 EV의 시승에 나섰다.

EV의 대중성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쉐보레 볼트 EV의 체격은 소박하다. 실제 4,165mm의 전장과 1,765mm의 전폭 그리고 1,610mm의 전고를 갖추고 있고, 차량의 형태에서도 키가 큰 해치백, 혹은 MPV의 경계에 있다. 여기에 2,600mm의 휠베이스를 보유하고 있고, 하체 하부에 배터리를 더래 1,620kg의 공차중량을 갖췄다.

합리적이고 익숙한 존재

쉐보레 볼트 EV의 체격과 디자인은 ‘익숙한 존재’를 기반으로 한다. 실제 쉐보레 볼트 EV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이들의 증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다가서기 쉽고, 일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대중적인 존재가 바로 쉐보레 볼트 EV의 청사진이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쉐보레 볼트 EV는 B 세그먼트에 위치한 체격과 함께 과장되지 않는 외형을 갖췄다. 여기에 캡포워드 스타일로 다듬어진 A 필러와 날렵하게 구성된 쉐보레 특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실루엣을 갖췄다.

각 요소들도 EV의 감성보다는 ‘쉐보레’의 브랜드를 앞세운다. 브랜드 고유의 듀얼 포트 그릴의 실루엣을 더한 디자인 패널과 날렵한 헤드라이트를 더해 브랜드의 통일성을 강조하고 있다. EV라는 존재감은 프론트 펜더 위쪽에 자리한 볼트 EV 레터링이 전부다.

전면에 이어 측면으로 이어지는 실루엣 또한 경쾌하다. 전체적으로 쉐보레 아베오를 닮았지만 지상고를 높이고, 유려한 루프 그리고 클래딩 가드를 두른 것이 쉐보레 볼트 EV의 고유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C 필러는 플루팅 루프 스타일을 적용해 더욱 세련되고 깔끔한 이미지를 선사한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깔끔한 해치백의 감각을 강조한 트렁크 게이트를 적용하여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다. 여기에 네 바퀴에는 세련된 스타일이 더해진 투톤 알로이 휠을 더해 ‘쉐보레 볼트 EV’가 극단적인 효율성에 치중하기 보다는 ‘쉐보레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은연 중에 드러낸다.

깔끔하게 다듬은 공간

쉐보레 볼트 EV의 외형과 같이 실내 공간 또한 쉐보레 브랜드를 앞세운다. 쉐보레 고유의 듀얼 콕핏 디자인 기조를 기반으로 하고 하얀색과 입체적인 패턴을 더해 실내 공간을 구성해 쉐보레의 보편성과 미래적인 감성을 함께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페시아를 가득 메우는 10.2인치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끈다. 여기에 쉐보레 고유의 감각이 드러나는 스티어링 휠 등이 전체적인 실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또 공간에 초점을 맞춘 씬 시트는 물론이고 보스 사운드 시스템 등을 더해 실내 공간의 만족감을 높였다.

센터페시아에 자리한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은 쉐보레 마이링크와 유사하지만 EV에 특화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는 걸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특히 EV 관련 옵션을 대대적으로 적용하고, 절전 모드를 별도로 마련해 배터리 관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외의 애플 카플레이 및 안드로이드 오토 등의 커넥티비티는 시장의 기준을 충족시킨다.

공간은 체격에 비하면 준수한 편이다. 시트의 크기가 조금 작게 느껴지지만 씬 시트 및 최적화된 패키징 덕에 체격이 큰 탑승자도 만족스러운 공간을 누릴 수 있다. 다만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다는 점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며 시트의 쿠션감이 다른 쉐보레 차량 대비 살짝 부족한 느낌이다.

2열 공간은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루프 라인의 형상 덕에 헤드룸이 넉넉한 것은 둘째치고 레그룸이 상당히 만족스럽다. 또 플로어가 평평해 탑승자의 발도 조금 더 여유롭다. 게다가 엉덩이 시트의길이도 준수한 편이고, 경쟁 모델 대비 시트의 쿠션 자체도 소프트한 편이라 패밀리카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쉐보레 볼트 EV는 비슷한 형태와 체격을 갖춘 BMW i3와 비교하더라도 만족스러운 공간을 갖췄다. 실제 480L에 이르는 만큼 많은 수화물을 적재할 수 있고, 열 시트는 6:4 비율로 폴딩이 가능하다. 다만 골프백과 같이 길이가 긴 짐은 적재가 다소 어렵기 때문에 구매 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기준이 된 볼트 EV

쉐보레 볼트EV의 보닛 아래에는 2019년을 기준으로 보더라도 ‘평균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드라이브 시스템이 자리한다. 실제 150kW(환산 출력 204마력) 급 전기모터를 장착하고 있어 36.7kg.m의 토크를 발휘할 수 있으며 시속 150km/h가 넘는 속도 영역에서도 만족스러운 주행 감성을 과시한다. 여기에 60kWh 규모의 리튬 이온 배터리를 차체 하단에 배치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볼트 EV의 전력 효율성은 복합 기준 5.5km/kWh이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6.0km/kWh와 5.1km/kWh다. 이에 따라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는 383km(복합 기준, 도심 411km, 고속 349km)이며 급속 충전 약 한 시간 내에 80%를, 완속으로는 완전 충전에 약 9시간 45분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I.C.E 자동차를 대체하는 존재

쉐보레 볼트 EV의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시트에 앉으면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배치한 만큼 다소 높은 시트 포지션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낮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덕분에 조금 더 넉넉한 시야를 확보한 것 같다.

푸른색 버튼을 누르면 특유의 부팅음과 함께 시동이 켜지고 큼직한 계기판이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스포티한 구성의 디자인 테마도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전자 제어식 기어 쉬프트 레버를 조작해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EV 고유의 두 가지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장 먼저 ‘저항감 없는 발진’, 그리고 ‘즉각적인 최대 출력 전개’가 그 주인공이다.

발진 상황에서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으면 볼트 EV는 주저 없이 휠 스핀과 함께 발진을 하는 모습이고, 이 때 계기판에는 158kW에 이르는 출력 전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힘은 어지간한 I.C.E 자동차들을 압도하는 가속력으로 이어지며 주행의 만족감을 끌어 올린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에서 소음이 그리 크지 않은 것 또한 EV만의 특별함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스포츠 모드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고, 브레이크 시스템과 별개로 회생제동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패들이 스티어링 휠에 장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구성 덕에 운전자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볼트 EV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EV의 한계인지, 혹은 브랜드들의 기만인지 모르겠지만 근래의 EV들은 ‘전기 모터를 장착한’ 옛날 자동차라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쉐보레 볼트 EV는 ‘드라이빙의 가치’를 2019년 현재의 기준으로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끌어 올린 모습이다.

실제 단순한 출력과 가속 성능 외에도 기본적인 움직임이 큰 매력으로 느껴진다. 발진과 감속 시에 느껴지는 EV 고유의 질감을 제외하고 본다면 차량의 조향 감각과 조향 시 차량의 움직임, 그리고 핸들링 시 무게 중심이 옮겨지고, 노면을 붙잡는 등 주행 전반에 걸쳐 명확하고 ‘자동차다운’ 모습을 꾸준히 선보인다.

물론 전고가 높은 만큼 일부 코너 등에서는 다소 불안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차량 자체가 운전자를 속이기 보다는 주행 상황을 마일드하게 설명하는 편이다. 덕분에 운전에 집중을 하지 않은 상황이거나 과도할 정도로 둔감한 사람이 아니라면 차량의 한계 상황을 빠르게 포착할 수 있어 주행 시 큰 위험은 없었다.

한편 쉐보레 볼트 EV는 ‘꾸준함’이라는 큰 무기를 갖고 있다. 실제 쉐보레 볼트 EV와 주행을 하며 공인 연비는 크게 웃도는 8km/kWh의 효율성을 손쉽게 볼 수 있었고, 이러한 수치는 정말 꾸준히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최근 해외에서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겨울철 EV 주행거리 저하가 가장 적은 차량이 바로 쉐보레 볼트 EV다. 아무래도 배터리 매니지먼트에 많이 신경을 쓴 차량이기 때문에 ‘환경 변화로 인한 편차’를 가장 적게 묶어낸 것으로 보인다.

좋은점: 우수한 드라이빙, 뛰어난 주행 거리 그리고 꾸준함

아쉬운점: 시장의 기대와 다소 먼 바디타입, 그리고 소폭 상승한 가격

EV의 불안감을 지우다

쉐보레 볼트 EV는 국내에서 연이은 완판을 이어가는 EV 모델이자, GM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존재다. 하지만 그 이전에 I.C.E 자동차 대비 EV가 갖고 있는 불안감, 즉 주행 거리나 지속성, 그리고 꾸준함 등을 완전히 해소하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 더욱 돋보이는 존재다.

쉐보레 볼트 EV는 완벽한 존재도, 그리고 경쟁자를 완전히 따돌리는 압도적인 존재는 아니지만 ‘믿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건 변치 않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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