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명분 내세워 연준 금리인하 압박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두고 날을 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중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세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늘 그렇듯 기업들을 보상하기 위해 시스템에 돈을 쏟고, 아마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 간 격화하고 있는 관세 폭탄전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금리를 내려 유동성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이에 대한 대응조치(match)를 하면, 게임 끝이 될 것이다. 우리는 승리한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중국은 합의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간 무역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워 연준의 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연준의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왔다. 지난달 30일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금리를 낮게 유지하면서 자국 경제에 큰 자극을 주고 있다. (반면) 우리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금리를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포인트 같은 약간의 금리 인하만 해도 우리는 로켓처럼 올라갈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불리한 여건을 만들고 있다는 논리다.
실제 연준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에릭 로젠그렌 총재도 13일 “관세 충격이 경기 둔화를 초래한다면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해서 대응조치들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관세 파장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뜻은 아니다”며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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