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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공항 민영공항화’ 발언 일파만파...수원·분당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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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공항 민영공항화’ 발언 일파만파...수원·분당 발끈

입력
2019.05.14 17:46
수정
2019.05.14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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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스라엘 출장 중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스라엘 출장 중 기내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공항 민수용 전환’ 발언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경기 수원과 분당으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다.

수원 군 공항 이전이 답보 상태에 빠지자 군·민간항공 통합 수도권남부공항 카드를 꺼내 든 수원시로서는 박 시장의 발언이 자칫 군 공항 이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서울공항의 영향권에 있는 분당지역 주민들도 발끈하고 있다.

박 시장의 ‘서울공항 민수용 전환’(본지 14일자 10면 보도) 발언은 지난 5일 나왔다. 영국 런던에서 이스라엘 텔아비브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기자들과의 즉석 대화에서다.

박 시장은 “서울공항은 지금 전세기가 일 년에 몇 편 뜨지도 않는다”며 “항공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구 2,500만명이 있는 수도권에 현재 공항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2곳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성남공항을 민수용으로 전환해 수도권 내 수요 대비 부족한 공항 증설 효과를 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처하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서울시 경제 발전을 꾀한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수원비행장에서 이륙중인 전투기 아래쪽에 수원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수원시 제공
수원비행장에서 이륙중인 전투기 아래쪽에 수원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수원시 제공

박 시장의 이 같은 발언에 수원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도 내심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염태영 시장이 박 시장과 친분이 두터워 대놓고 반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시는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익명을 원한 시 관계자는 개인 입장이라는 전제 하에 “박 시장의 발언은 솔직히 수원시, 경기남부지역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며 “자칫 수원군공항 이전에 영향을 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수도권남부공항 추진대책위는 거세게 반박하고 있다. 최인성(52)경기남부권역민간공항추진 시민연합회 회장은 “수도권남부공항은 경기남부지역 균형 발전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물류비용 절감 등이 감안된 공항”이라며 “박 시장이 어떤 근거로 얘기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쉽게 발언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솔한 발언인 만큼 이를 취소해야 한다”고도 했다.

최 회장은 이어 “수원과 성남은 도심 속 공항이다 보니 소음 문제는 물론 그 동안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못한 상황에서 군공항 이전에 영향을 미칠 경우 박 시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조만간 시민연합회 발대식을 열 예정인데 이 발언을 문제 삼을 것”이라고 했다.

분당 지역 주민들도 발끈했다. 서울공항과 바로 인접해 있는 야탑동 주민들이 특히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모씨는 “지금도 서울공항 관제권에 있어 재산상 불이익을 보고, 소음 피해에 생활불편까지 감내하며 참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며 “서울시 땅도 아니고 서울시 관광인프라를 살리자고 경기도민 희생하라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필요하면 서울시장 권한의 서울 권역에 공항을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출발한 공항이 저비용항공사 전용 공항인데다 중국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춘 대화를 하던 분위기 속에서 나온 말”이라며 “아이디어 차원의 발언 정도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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