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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선 국회 정상화 애쓰는데… 이해찬-나경원 “먼저 사과를”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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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밑선 국회 정상화 애쓰는데… 이해찬-나경원 “먼저 사과를” 공방

입력
2019.05.14 18:33
수정
2019.05.14 19: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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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한국당이 국회 점거 등 사과해야”… 나 원내대표 “또 싸우자는 거냐” 발끈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에 대한 ‘사과 공방’으로 설전을 벌였다. 그동안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해 온 이 대표가 한국당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나 원내대표는 반발하며 ‘집권여당 책임론’으로 맞불을 놨다. 최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노력으로 모처럼 살아난 대화의 불씨가 ‘이해찬-나경원 설전’으로 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철회와 사과 요구에 대해 “오히려 거꾸로 된 것 아니냐. 국회를 점거하고 의원을 감금한 걸 사과해야 한다”며 “한국당이 먼저 정중하게 사과하는 게 국회 정상화의 올바른 절차”라고 말했다. 국회 정상화와는 별개로 폭력국회 사태를 일으킨 한국당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전날 청와대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는 정치”라며 한국당을 비판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선 “야당한테 협조할 건 협조해 달라고 한 거지만, 최근 듣기 거북할 정도의 언행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이 대표까지 한국당 비판에 가세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 대표는 또 야당이 요구하는 ‘원포인트 개헌 논의’에 대해서도 “국회 정상화를 위해 개헌을 논의한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사실상 개헌 논의를 요구한 한국당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대표는 “더 말씀 드리면 오히려 (한국당의) 국회 복귀에 지장이 될 것 같아 말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수위 조절을 하기도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 취임 이후 국회 정상화에 노력하는 정치권의 분위기를 고려한 것이다.

실제로 이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저녁 ‘짜장면 회동’을 갖고 정국 해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제가 동생이라 먼저 ‘저녁을 빨리 사주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앞서 두 사람의 첫 상견례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는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첫 저녁식사 비용은 약속대로 나 원내대표가 낸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사과 발언에 대해 “적반하장”이라고 발끈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대표 기자간담회 직후 국회 본청과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또 처음부터 싸우자는 거냐”며 “물리력 부분을 떠나서라도 여당이라면 일방적인 패스트트랙 추진으로 국회를 파탄 낸 데 대해 사과하는 게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야말로 취임 뒤 2년 동안 과거 들추기와 역사 왜곡, 전임 정권 복수 등 가장 과거에 집착하고, 북한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정치를 했다”고 역공을 폈다. 이어 “내 편, 네 편으로 국민을 갈라치는 문 정권이야말로 대립과 혐오의 정치, 반목과 분열의 정치 주범”이라고 맹폭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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