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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조선 피습’ 배후 이란 지목… 중동에 12만 병력 배치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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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조선 피습’ 배후 이란 지목… 중동에 12만 병력 배치도 검토

입력
2019.05.14 16:11
수정
2019.05.14 20:03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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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 벌인다면 큰 실수” 이란 외교부는 자국 연루 부인

NYT, 정부 관료 인용해 중동에 미군 증파 가능성도 제기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피습 당한 사우디 아라비아 유조선 모습. AFP 연합뉴스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피습 당한 사우디 아라비아 유조선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이 중동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습 사건의 배후로 이란을 정조준하고 있어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유사시 12만명의 병력을 중동에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져 군사 충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푸자이라 인근 오만만(Gulf of Oman)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적 유조선 2척을 비롯해 선박 4척이 공격 당한 사건에 대한 미군의 초기 평가에서 이란이나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 단체가 배후로 지목됐다고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정부 관리는 피습 선박의 흘수선 (吃水線ㆍ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 근처나 바로 밑에 1.5~3m 크기 구멍이 나 있으며 이 구멍이 폭발물에 의해 생긴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이란을 배후로 의심하면서도 구체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피습 선박은 사우디 유조선 2척 외에 노르웨이 국적 선박 1척과 UAE 국적 선박 1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UAE의 요청에 따라 선박 피해를 조사하고 있다.

선박 피습 사건이 발생한 곳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으로 유조선 운항이 세계에서 가장 빈번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면적인 석유 수출 금지 등 제재를 강화한 데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경고한 상황에서 이란의 개입이 확인되면 큰 파장이 예상된다. 이란 외교부는 그러나 전날 이번 사건에 유감을 표시하고 자국의 연루 혐의를 부인하면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들(이란)이 무슨 일을 벌인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이나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가 중동 지역 미군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 폭격기들을 중동에 속속 배치해 군사적 긴장이 한껏 고조돼왔다.

이번 사건과 맞물려 중동 지역에 미군이 증파될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9일 열린 백악관 안보회의에서 패트릭 새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이란이 미군을 공격하거나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할 경우 12만명의 병력 파견을 구상하는 내용의 계획을 제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정부 관료들을 인용해 전했다. NYT는 이 계획에 대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영향력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고를 받았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를 추구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병력을 중동 지역에 파견하는 방안을 승인할 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긴 하지만 이 같은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볼턴 보좌관을 비롯한 대 이란 강경파들이 군사적 충돌도 무릅쓰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12만명의 병력은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미군 병력에 육박하는 규모로 이 보고를 받은 일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과 이란간 긴장 고조로 우발적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EU) 본부를 방문해 이란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으나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강경한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제레미 헌터 영국 외무장관은 “어느 쪽도 의도하지 않은 긴장 확대로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고 독일 및 프랑스 외무장관도 이란 핵합의를 탈퇴한 미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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