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대변인 담화… ‘통신 기자와의 문답’서 수위 상향
“美, 최대 압박으로 우리 굴복시키려… 6ㆍ12성명 정신 전면 부정”
북한이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자기들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를 압류한 미국 정부를 맹비난하며 당장 돌려보내라고 요구했다.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다. 북한이 최근 동원한 입장 표명 형식 중 비교적 높은 수위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4일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우리 무역짐배(화물선)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조선(대북) ‘제재 결의’와 저들의 대조선 ‘제재법’들에 걸어 미국령 사모아에 끌고 가는 불법무도한 강탈 행위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이번 처사는 ‘최대의 압박’으로 우리를 굴복시켜보려는 미국식 계산법의 연장으로 되며 새로운 조미(북미)관계 수립을 공약한 6ㆍ12 조미공동성명의 기본 정신을 전면 부정하는 것으로 된다”며 “미국은 저들의 날강도적인 행위가 금후 정세 발전에 어떤 후과를 초래하게 될 것인가를 숙고하고 지체 없이 우리 선박을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 무역짐배를 강탈한 이유의 하나로 내든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조선 제재 결의들은 우리 국가의 자주권을 난폭하게 침해한 것으로 하여 지금까지 우리는 이를 전면 배격하고 규탄해왔다”며 “저들의 국내법을 다른 나라들이 지킬 것을 강박하고 있는 미국의 후안무치한 행위야말로 주권국가는 그 어떤 경우에도 다른 나라 사법권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보편적인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외 관계 관련 사안에 대한 북한의 입장 피력 방식 중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그리 격이 높은 형식은 아니다. 격이 가장 높은 형식은 ‘정부 성명’이고, 외무성 차원의 성명, 대변인 성명, 대변인 담화, 대변인과 관영 매체 기자와의 문답, 보도 순으로 격이 내려간다.
그러나 최근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수위가 높다. 북한은 8일 외무성 대변인과 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4일 발사체 발사에 대해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군사훈련”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11일 미 국무부가 발표한 대북 인권 성명에 반발할 때에도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과 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빌렸다.
미국 정부는 북한이 9일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평안북도 구성시 일대에서 쏴 올린 직후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방침을 공개 발표했고, 11일 미국령 사모아로 예인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