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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이젠 꽃길만 걸어요”

입력
2019.05.1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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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아픔 서린 노근리평화공원

시민 힐링 사계절 꽃정원으로 탈바꿈

사계절 꽃피는 정원으로 변신한 노근리평화공원. 노근리재단은 역사의 아픔을 사랑과 평화의 공간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공원 안에 다양한 꽃단지를 조성했다.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제공
사계절 꽃피는 정원으로 변신한 노근리평화공원. 노근리재단은 역사의 아픔을 사랑과 평화의 공간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공원 안에 다양한 꽃단지를 조성했다. 노근리국제평화재단 제공

한국전쟁 때 미군에 의해 피란민이 학살된 ‘노근리 사건’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충북 영동 노근리평화공원이 사계절 꽃 단지로 탈바꿈했다.

노근리국제평화재단은 오는 18일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평화공원에서 ‘노근리, 꽃길만 걸어요’란 주제로 노근리 정원축제를 연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축제를 위해 재단 측은 노근리평화공원을 거대한 꽃밭으로 가꿔놓았다. 요즘 이 꽃밭에선 팬지, 금잔화, 무궁화, 꽃양귀비, 튤립 등 갖가지 봄꽃이 활짝 피어 진한 봄 내음을 전하고 있다. 갖가지 장미로 가득한 장미정원은 다음주쯤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행사에서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꾸미는 ‘꽃길 평화장터’, 어린이들을 위한 ‘꽃길 어린이놀이터’, 각종 꽃요리를 즐기는 ‘알록달록 꽃요리’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또한 이날부터 노근리사진대회 공모전도 진행된다. 누구나 자유롭게 노근리평화공원에서 찍은 사진을 출품할 수 있는 이 공모전은 8월 17일까지 3개월 동안 이어진다.

노근리평화공원이 꽃단지로 탈바꿈한 것은 3년 전부터. 노근리재단은 역사의 아픔이 서린 공간을 사랑과 평화의 장으로 승화시킨다는 취지로 꽃밭 조성에 나섰다.

공원 내 1만㎡의 연못에 빅토리아연 등 희귀 연꽃 1,500포기와 금계국 등을 심어 수생식물 단지를 만들었다. 아울러 산책로 주변에 장미정원(1만 3,200㎡)과 작약·국화 정원(1만㎡)도 조성했다.

다양한 꽃단지 조성으로 노근리평화공원은 사계절 꽃이 피는 시민 휴식처로 거듭나고 있다. 봄엔 금잔화 꽃양귀비 등 화사한 봄꽃 천지로 변하고 여름엔 연꽃, 가을엔 국화꽃이 장관을 이룬다. 재단측은 야간에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꽃밭 곳곳에 LED조명등을 설치했다.

박혜란 노근리재단 학예연구팀 연구사는 “꽃밭 조성 이후 노근리평화공원이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이자 힐링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며 “해마다 꽃피는 시기에 맞춰 다양한 문화축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근리평화공원은 억울하게 희생된 피란민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해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학살현장 바로 인근에 2011년 조성됐다. 국비 191억을 들여 위령탑, 평화기념관, 교육관 등을 건립한 이 공원에는 한 해 평균 13만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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