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출간돼 10만부가 팔린 하완 작가의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표지에 벚꽃 그림을 넣은 ‘벚꽃 에디션’이 올해 3월 나와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재진입했다. 지난해 출판계를 흔든 밀리언셀러 에세이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의 봄맞이 ‘벚꽃 에디션’은 6만권이 완판됐다. ‘곰돌이 푸’ 시리즈는 올 여름에 또 한 번 표지를 갈아입을 예정이다.
책의 옷이라 할 수 있는 표지 바꾸기는 요즘 출판계에서 뜨는 트렌드다. ‘예쁜 것’ ‘희귀한 것’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독자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전략이다. 출판사들은 이런저런 명분을 내걸어 표지를 바꿔 내놓는다.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 고(故) 장영희 교수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은 최근 100쇄 기념 특별판을 출간했다.
책 출간 단계부터 다양한 표지 버전을 내는 경우도 있다. 기업인이자 강사인 김미경씨의 ‘엄마의 자존감 수업’은 최근 교보문고, Yes24, 알라딘 3개의 온라인 서점에서 각기 다른 디자인으로 출간됐다. 권여선 작가의 장편소설 ‘레몬’, 김영하 작가의 에세이 ‘여행의 이유’, 황정은 작가의 연작소설 ‘디디의 우산’ 등은 ‘독립서점 에디션’을 따로 냈다. 대체로 일반 에디션보다 독립서점 에디션이 더 예쁘다. ‘굳이 독립서점에서 책을 사야 할 이유’를 만들어 작은 서점도 돕고 책 홍보도 하려는 윈윈 전략이다. 서점이 직접 나서기도 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 김승섭 교수의 ‘아픔이 길이 되려면’ 등 스테디셀러의 표지를 감각적으로 바꿔 단독 한정 판매하는 ‘어나더커버 프로젝트’를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자는 13일 “‘표지 특별판’은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 판매에 도움이 되고, 독자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받는 이점이 있다”며 “에세이, 문학, 자기계발, 경제경영 등 분야를 막론하고 리커버 도서가 쏟아지는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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