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도전 택한 ‘한국골프 간판’ 강성훈 9년 만에 보상 받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도전 택한 ‘한국골프 간판’ 강성훈 9년 만에 보상 받다

입력
2019.05.13 15:15
수정
2019.05.13 20:24
24면
0 0

PGA 159번째 출전 ‘AT&T 바이런 넬슨’서 첫 우승

강성훈이 13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부인 양소영 씨와 아들 유진군가 기뻐하고 있다. 댈러스=AP연합뉴스
강성훈이 13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부인 양소영 씨와 아들 유진군가 기뻐하고 있다. 댈러스=AP연합뉴스

강성훈(32ㆍCJ대한통운)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데뷔 9년 만에 첫 우승을 따냈다. 강성훈은 1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 골프클럽(파71ㆍ7,558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79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기록,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로 우승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댈러스 북부 코펠과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있어 집에서 출퇴근을 하며 대회를 치렀던 강성훈은, 이날 아내 양소영씨와 지난해 태어난 아들 유진 군 앞에서 자랑스레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었다.

1라운드부터 줄곧 선두를 달렸던 강성훈은 매 라운드 선두를 지키며 결국 공동 2위인 멧 에브리(26ㆍ미국)와 스콧 피어시(41ㆍ미국)를 두 타 차 공동 2위로 밀어내고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이 과정에선 변수도 있었다. 강우로 지연 시작된 3라운드 초반 부진하며 에브리에게 선두를 내주기도 했는데, 전반 9홀을 마친 뒤 일몰 순연되면서 최종일인 13일 3라운드 잔여 9홀과 4라운드 전체(18홀) 경기를 합친 27홀을 돌게 됐다.

샷 감이 다소 떨어진 3라운드를 절반만 마치고 쉰 뒤 3라운드를 치른 건 강성훈에겐 기회였다.에브리가 3라운드 잔여 9홀에서 2타를 잃고, 강성훈이 2타를 줄이며 에브리를 3타 차로 앞선 채 4라운드에 돌입했고, 결국 4라운드에서 우세를 지켜내며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ㆍ매 라운드 선두) 우승을 완성했다. 열매는 달콤하다. 우승 상금 142만2,000달러(약 16억7,000만원)을 쌓은 강성훈은 2020~21시즌 PGA 투어 시드를 획득했다. 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마스터스 출전권도 따내며 거액의 상금과 영예를 쌓을 기회도 얻었고, 세계랭킹도 138위에서 75위가 됐다. 한국 국적 선수의 최근 PGA 투어 대회 우승은 2016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김시우(24ㆍCJ대한통운) 이후 3년 만으로, 통산 8승의 최경주를 비롯해 양용은(47ㆍ2승), 배상문(33ㆍ2승), 노승열(28ㆍ1승), 김시우(2승)에 이은 6번째 한국인 PGA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렸다.

PGA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까지 그가 걸어 온 길은 험난했다. 그의 골프인생은 2010년 이전과 이후로 갈렸다.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최경주(49)를 이을 한국 남자골프 새로운 간판으로 떠오른 그는, 2008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서 준우승 2회, 3위 1회 등의 성적을 내며 상금 랭킹 8위에 올랐다. 명출상(신인상)을 받은 뒤 2010년 KPGA 코리안투어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우승까지 따내는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반면 미국 진출 뒤부턴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2012년 PGA 투어에서 30개 대회에 나갔으나 22번이나 컷 탈락하며 투어 카드를 잃었고,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웹닷컴 투어(2부)로 밀려나면서 다시 KPGA 투어를 병행했다. 이 시기 2013년 코리안투어 대회인 최경주 인비테이셔널과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국내 상금왕에 오르며 재기의 발판을 다진 그는 2016년 다시 PGA 투어에 입성, 이후 2017년 셸 휴스턴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다시금 가능성을 확인했다. PGA투어 158경기에 나와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그는 결국 이번 대회를 통해 우승 한을 풀었다.

우승까지 걸어오는 길이 고됐던 만큼, 한동안 여유를 가져도 될 법 하지만 그는 우승 직후부터 다시 고삐를 조이고 있다. 그는 대회를 마친 뒤 “저녁 때 조촐한 파티를 한 뒤 내일 새벽부터 훈련한다”며 곧바로 열릴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준비에 나설 뜻을 전했다. 그는 “더 노력하는 자세로 내 수준을 높이겠다”며 “1승을 이룬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우승 소식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강성훈의 신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란 나름의 선언이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