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장, 초월회서 “염려 덕에 살아 돌아와”… 황교안 불참
정동영 “대북 식량 지원, 여야 4당 만이라도 합의해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3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가능한 국회에 복귀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서 “어제 이인영 원내대표와 나 원내대표가 만났는데 (국회 정상화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에서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했던 문 의장을 향해 “지난 번 병원 입원으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돼 대단히 반갑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선 개인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았다. 여야 4당 대표들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한국당이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투쟁할 건 하더라도 소통할 건 소통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선진화법은 선진화법대로 잘 지켜야 하는 법”이라며 “이번 일로 불미스러운 사태가 생겨 유감스럽고 (한국당이) 국회에 참여하지 않아 민생에 어려움이 있다.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시고 국회로 빨리 돌아오시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국회의원과 당 대표들이 국회를 버리고 장외로 진출하는데, 옛날 정치와 똑같은 모습”이라며 “정치인이 이렇게 피켓 시위를 해야만 하느냐. 참으로 마음이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최근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정치인은 인터넷에 나오는 막말을 따라서 쓸 게 아니라 격조 있는 말로 언어를 순화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치가 격조가 높고 순화될 길이 없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손 대표는 이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점을 언급하며 품격 있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우리가 지난달 (패스트트랙) 과정을 거치며 국회 혐오감만 높아졌다. 국회가 스스로 국회를 모독하는 일이 두 번 다시 있어선 안 된다”며 “애초 초월회를 만든 취지가 서로 아무리 싸워도 이야기를 하자는 것인데, 5당 대표가 한 자리에 앉는 자리가 빨리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야 4당 대표는 인도적 차원의 대북 식량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인도적 지원은 정치, 군사와 분리하는 게 대원칙”이라며 “(한국당이 반대한다면) 여야 4당만이라도 의견을 모았으면 좋겠다. 이 문제에 대한 강단 있는 결단으로 조성된 대화 분위기로 비핵화 논의를 추동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국민 여러분들이 염려해 주신 덕분에 완벽하게 건강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살아서 돌아왔다”며 “진심으로 죄송스럽고 감사한 마음은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벅차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어 “한반도 상황이 급박하고 민생 현장이 절박하다. 국회가 답을 못 낸다면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20대 국회가 8개월 남짓 남았는데, 추가경정예산안을 비롯해 할 일이 태산이다. 국회 활성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의장과 여야 4당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추경 처리 방안을 비롯한 민생입법 문제와 선거제 개혁안, 원포인트 개헌 등에 대해 논의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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