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 종량제 요금 고객 상당수가 고령층… 보유 사실ㆍ사용법 몰라
통신사도 적극적 홍보 안한 탓 최근 6년간 2000억원어치 소멸
작년부터 연체요금 등 사용 확대… 홈피ㆍ고객센터 앱 통해 신청
지난해 몰라서 못쓰고 사라진 ‘이동통신사 마일리지’가 61억원으로 집계됐다. 과거 피처폰 시절에 쌓인 마일리지의 존재 자체가 잊혀지면서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위원장과 신용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소멸된 이통3사 마일리지는 61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적립된 마일리지 57억원보다 더 많았다. 2013년부터 6년간 소멸된 마일리지는 2,000억원을 육박한다.
◇2G 종량제 요금에 쌓인 마일리지… 몰라서 못써
통신사 마일리지는 휴대전화 이용요금의 일정 비율만큼 적립된다. 1,000원당 5~10점이 쌓이는 식이다. SK텔레콤은 ‘레인보우 포인트’, KT는 ‘장기ㆍ보너스 마일리지’, LG유플러스는 ‘EZ포인트’라는 이름으로 운영해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마일리지는 운행거리나 내가 지불한 비용에서 일정 비율이 적립되는 항공사 마일리지와 유사하다”며 “이용실적과 가입기간에 따라 등급별로 제공되는 멤버십포인트는 서비스를 더 얹어주는 마케팅 개념으로 마일리지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5G까지 세대진화가 본격화되면서 마일리지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졌다. 2G 등 종량제 요금을 이용하는 피처폰 이용자들이 주고객인 만큼 대부분 고령층이라 마일리지 보유 사실이나 사용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2012년 2G 서비스를 종료한 KT는 마일리지를 기존 멤버십 포인트와 통합했고, 역시 올해 말 서비스 종료를 앞둔 SK텔레콤에서도 더 이상의 레인보우 포인트 적립이 안 된다. 서비스를 유지 중인 LG유플러스는 요금제 기본료와 국내 통화요금, 부가서비스 이용요금 등 총액 1,000원당 10점씩 마일리지가 쌓인다. 역시 2G 요금제인 ‘표준 플러스’, ‘표준 빅3팩’, ‘파워9원’, ‘낮시간 할인요금제’ 등이 대상이다.
멤버십 포인트는 통신사와 제휴사가 함께 제공하는 반면 마일리지는 통신사의 자체 재원으로 마련된다는 점도 다르다. 이 때문에 통신사에서 마일리지의 존재 여부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도 계속됐다.
◇멤버십포인트와 달리 마일리지로 요금결제 가능
통신사들은 지난해부터 통신요금과 기본료, 연체요금도 마일리지로 결제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확대했다. LG유플러스에서는 마일리지로 요금제 월정액이나 음성통화ㆍ데이터 요금을 결제할 수 있다. 멤버십 포인트로 전환해 제휴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번호를 해지하거나 명의를 바꿀 때 적립된 포인트가 소멸되는데 가족 명의로 변경할 때는 가족에게 포인트를 줄 수 있다.
SK텔레콤은 기존에 보유한 레인보우포인트는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사후 지원은 계속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라도 피처폰 시절 쌓아 둔 마일리지가 남아 있다면 연체 요금이나 통신요금을 내는 데 쓸 수 있다. 기존에는 음성ㆍ데이터 초과 요금과 로밍사용료, 부가서비스 이용료 등에만 이용이 제한됐다.
KT도 2011년 이전에 가입해 총액요금제를 쓰는 이용자에게 이용금액의 최대 30%까지 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있다. 마일리지는 기부나 집전화, 인터넷전화, 부가서비스 등 요금을 내는 데 사용이 가능하다. KT 관계자는 “사실상 마일리지의 존재를 잊고 있었던 고객도 많을 텐데 사용처를 인지하고 있으면 꽤 쏠쏠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용처를 보면 생각보다 여러 곳에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이용자는 각 사 인터넷홈페이지나 고객센터 어플리케이션에서 신청하면 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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