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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음악의 얼굴 오마라 “한복 입고 부른 ‘아리랑’ 지금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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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음악의 얼굴 오마라 “한복 입고 부른 ‘아리랑’ 지금도 감동”

입력
2019.05.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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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오마라 포르투온도 이메일 인터뷰 

쿠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인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다. 이 악단은 변방에 머물던 쿠바의 음악을 세계의 중심에 소환했고, 1990년대 후반 세계 음악 시장에 ‘월드 뮤직’ 열풍을 낳았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유일한 여성 멤버인 오마라 포르투온도(89)가 한국을 찾는다. 25~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을 통해서다. 그는 이번 내한 공연이 “마지막 투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름다운 황혼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을 기회라 국내 음악 팬들의 관심이 높다. 이메일로 포르투온도를 먼저 만나 봤다.

방한을 앞둔 쿠바 가수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유일한 여성 멤버인 그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공연한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방한을 앞둔 쿠바 가수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유일한 여성 멤버인 그는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공연한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아직도 꿈 꾼다”는 89세 쿠바 가수 

“아리랑, 아리랑~”. 2016년 3월 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오마라 포르투온도는 3ㆍ1절에 열린 내한 공연에서 ‘아리랑’을 불렀다. 하늘색이 곱디고운 저고리를 입고 머리에 가채까지 올린 채였다. 가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아리랑’을 부른, 이역만리에서 온 노장의 모습에 객석에선 환호가 터졌다. “정말 감동적인 순간이었죠. ‘아리랑’을 배웠던 그 순간이 떠오르네요. 공연으로 방문한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교감하고 싶어 배웠죠.” 미국에서 이메일로 보내온 포르투온도의 얘기다.

포르투온도는 지난달부터 세계 순회공연 ‘라스트 키스’를 시작했다. 1959년 가수로 데뷔해 60년의 음악 인생을 마무리하는 무대다. 이 여정에서 포르투온도는 25,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 첫날 무대에 오른다. 마지막을 앞둔 노장에게 그늘은 찾을 수 없었다. 포르투온도는 “아직도 꿈을 꾼다”고 했다. 그가 지난해 낸 앨범 제목은 ‘오마라 시엠프레’(Omara siempre)였다. 시엠프레는 스페인어로 ‘늘’ ‘항상’이란 뜻. 한결같은 미래를 꿈꾸는 그는 “난 여전히 10대”란 농담도 했다.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에서 노래하는 오마라 포르투온도(오른쪽). 백두대간 제공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1999)에서 노래하는 오마라 포르투온도(오른쪽). 백두대간 제공

포르투온도는 ‘쿠바의 에디트 피아프(프랑스 유명 샹송 가수)’로 통한다. 그의 목소리는 아바나를 가로지르는 알멘다레스 강의 푸른 물결에 내려 앉은 저녁놀 같다. 그의 목소리엔 애수와 낭만이 그득하다. 황혼을 지나 구부정한 노인의 목소리엔 세월의 ‘때’가 끼지 않았다. “술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지 않으며” 오랜 세월 목을 관리해 온 결과다.

포르투온도는 1996년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 합류했다. 유일한 여성 멤버였다. 포르투온도는 밴드의 멤버인 콤파이 세군도(1907~2003)와 ‘베인테 아노스’를 불렀다. 포르투온도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세군도의 나지막한 저음을 부드럽게 감쌌다. 이 곡이 실린 밴드의 동명 앨범은 미국 그래미 어워즈 라틴음악 부문 최고상에 선정됐다. 20여년이 흘러 포르투온도의 곁엔 기타리스트인 엘리아데스 오초아(73)뿐이다. 함께 노래했던 세군도와 이브라힘 페레(1927~2005)를 비롯해 피아노를 연주했던 루벤 곤살레스(1919~2003) 등이 모두 하늘로 떠났다.

하지만 로프투온도의 마음에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여전히 살아 숨쉰다. “제 사랑 페레, 곤살레스와 함께했던 작은 공연부터 큰 페스티벌까지... 우리가 무기한으로 대기를 해야만 했던 공항에서 웃었던 순간들과 농담을 주고받던 모든 순간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해요. 그들이 너무 그리워요.”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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