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방송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실종신고를 했음에도 행려자로 분류돼 23년간 찾지 못했던 어머니를 정신병원에서 발견한 사건을 조명한다.
1995년 아버지와 다투고 집을 나간 어머니. 하루 이틀이 지나도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자 미정 씨(가명)는 동생과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어머니를 찾았지만,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실종 10년 만인 지난 2005년 미정 씨 어머닌 실종선고를 받고 사망 처리가 됐다.
이미 죽은 사람이 된 어머니가 어딘가에 살아계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편지를 보낸 여성보호센터로 연락을 한 미정 씨. 그런데 센터가 전한 어머니의 근황은 충격적이었다. 어머니가 한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고 매우 위독한 상태라는 것. 한달음에 병원으로 달려가 23년 만에 어머니를 만난 미정 씨는 또 한 번 충격에 빠졌다.
집에서 나온 지 한 달 뒤인 1995년 3월 미정 씨 어머닌 순찰 중이던 경찰에 의해 청량리 정신병원에 가게 됐고, 얼마 뒤 여성보호센터로 인계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용인과 여주의 정신병원에서 지내왔다는데... 미정 씬 이 과정이 너무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 경찰에 실종신고도 했고, 어머니가 정신질환도 앓고 있지 않았는데 어떻게 행려환자로 분류돼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됐는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센터 측에서는 지문조회를 몇 차례나 했으나 일치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아 가족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남아있는 기록엔 2008년 지문조회로 어머니의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나와 있었다. 어머니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까지 확인하고도 가족에겐 연락이 없었고 어머니는 그 후로도 계속 정신병원에서 지내야만 했다.
심지어 2년 전엔 사망자로 돼 있는 미정 씨 어머니의 신원을 회복시키기 위해 실종선고 취소 청구까지 했다는데, 보호센터에선 대체 왜 가족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것이 의문이 들게 된다.
김씨를 데리고 있던 한 병원은 김씨의 신경안정제 사용 등 치료 명목으로 건강보호공단에 매달 약 130만원씩 의료급여를 청구했던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 사건은 더욱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김씨의 딸들은 서울시와 보호센터 운영기관, 정신병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진주희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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