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발사체, 베르사체” 이준석 “불상 발사체, UFO?”
민경욱 의원, 불상 떠내려가는 이미지…특정 종교 희화화 논란도
일부 야당 정치인이 ‘9일 오후 북한이 불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고 한 합동참모본부 발표를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해 온라인 공간이 종일 시끄러웠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속보) 불상 발사체 서울 도달. 불상 VARSACE”라며 불상이 떠내려가는 이미지를 게재했다.
민 대변인은 ‘자세하지 않다’는 의미의 불상(不詳)을 부처 동상을 뜻하는 동음이의어 불상(佛像)으로 바꿔 표현했다. 또 발사체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Versace)와 유사한 영어 표기인 바르사체(Varsace)라고 표기했다. 하지만 불상이 떠내려가는 합성 이미지는 풍자가 과해 특정 종교를 희화화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앞서 배현진 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도 9일 페이스북에 “발사체, 바르사췌. 문재인 정권 2주념 기념 축포인가. 링크 영상과 함께 바르사췌를 노래합니다”라며 베르사체의 2018 SS 캠페인 광고 영상을 공유했다. 발사체를 발음이 유사한 베르사체에 빗댄 셈이다.
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북한이 불상의 발사체를 발사했다는 속보 기사를 공유하며 “정부가 자꾸 미사일이 아니라고 하니까 화난 건 아닌가 모르겠다. 빨리 미사일이라고 인정해주고 원하는 대로 더 강한 압박에 들어가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불상 발사체를 영어로 하면 UFO(미확인비행물체) 아닌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이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트위터 이용자 ADO***는 “(발사체를 베르사체에 빗댄 것은) 단어를 브랜드로 미화시키는 거냐”는 반응을 보였고, 페이스북 이용자 조***는 “언어 유희 그만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9일 오후 4시 29분과 4시 49분경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총 2발을 각각 1발씩 동쪽으로 발사했다. 4일 방사포와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 지 5일 만이다.
군 당국이 ‘불상의 발사체’라고 발표한 것은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기조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미사일로 규정할 경우 북한의 발사 행위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으로 이어져 북한과의 갈등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이 점을 두고 “정부가 미사일을 미사일로, 도발을 도발로도 부르지 못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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