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주도에서 농촌관광 활성화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과 제주농업농촌6차산업화지원센터는 9일 제주 서귀포시 보롬왓에서 농업인, 학계, 관련 기관 공무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 농촌산업 활성화 현장포럼’을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포럼에서는 제주도의 농촌융복합산업 실태와 농촌관광 활성화 방안이 주로 논의됐다. 안순화 제주농업농촌6차산업화지원센터 센터장이 ‘제주도 농촌융복합산업의 실태와 과제’를, 이종인 보롬왓 대표가 ‘메밀을 통한 경관농업과 농촌관광’을 주제로 사례 발표를 진행했다.
안 센터장은 “제주의 경우 농산물을 가공할 대단위시설이 부족하다”며 “6차산업에 맞는 가공시설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농업인과 예비창업인 등의 6차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마케팅, 세무, 경영전략, 홍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현장코칭으로 위촉해 농업인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메밀농사를 지으면서 4년간 입장료 없이 무료 개방해 경관농업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고, 최근에는 3,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지만 작년에만 35만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다”며 “보롬왓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본만으로 이뤄낸 것이 아닌 아이디어로 다른 곳과의 차별화를 꾀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와 참석자 간 종합토론도 이어졌다. 김태곤 농경연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지역경제가 쇠퇴하고 있다. 우리 역시 모든 것이 서울로 몰려 있다”며 “영국 등의 경우 관광과 에너지를 활용해 지역을 살린 케이스가 있는데 제주도도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환 JTP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경관농업, 관광농업은 스토리텔링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주의 신화와 메밀을 연결시켜 콘텐츠를 만들었다”며 “주변인들에게 이야깃거리를 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나와야 하고, 여기에 문화를 담은 특화된 음식을 함께 만들면 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경환 한국농촌복지연구원 원장은 “모든 사업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이 담보되어야 하나 많은 기타 농업 사업의 경우 보조금을 받을 때만 사업이 유지되는 허점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보조금이 중단돼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방향과 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김용렬 농경연 미래정책연구실장은 “6차산업 인증제품에 대한 품질이 담보되려면 각 지역 6차산업센터가 모니터링과 지원을 꾸준히 해야 한다”며 “농민들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지고, 거점센터가 이를 지원할 때 제주의 6차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주=김태헌 기자 11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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