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동안 이어진‘세수호황’이 올해는 반복되지 않을 조짐이다.올 1분기 추세로 봐서는,정부 예상보다 25조원 이상 많았던 지난해 같은‘초과세수’ 현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올해 1∼3월(1분기) 국세 수입은 78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000억원 감소했다. 정부가 1년 동안 걷으려는 목표 세금 중 실제 걷은 세금 비율을 의미하는 ‘세수진도율’도 작년 1분기보다 2.9%포인트 떨어진 26.4%를 기록했다. 세금 걷히는 속도가 작년보다 느리다는 의미다.
올해 국세수입이 감소한 배경으로 정부는 지방소비세율 인상(11→15%)에 따른 부가가치세 감소분과 유류세 인하로 인한 교통세 감소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부가세 감소분 9,000억원과 교통세 감소분 4,000억원을 제외하면 1분기 국세수입은 지난해에 못지 않다.
3월에만 국한하면 국세수입은 28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0억원 감소했다. 소득세(3조원)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7,000억원 줄어든 게 컸다.설 상여금에 따른 근로소득세가 작년에는 3월에 모두 걷혔지만, 올해는 2∼3월에 걸쳐 분산됐다.관세도 승용차와 기계류 수입액 감소로 1년 전보다 2,000억원이 감소한 6,000억원이 걷혔다.
반면 법인세 호황은 여전했다. 3월 법인세는 반도체 호황과 최고세율 인상(22%→25%)으로 작년 동기 대비 1조1,000억원이 늘었다.
정부가 예산 집행 실적을 관리하는 ‘주요관리대상사업(291조6,000억원 규모)’의 1분기 누계 집행액은 94조4,000억원으로 연간 집행 계획의 32.3% 수준을 기록했다. 3월 계획(88조원)대비 6조4,000억원(2.2%포인트) 초과 집행된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공공기관도 1분기에 연간 계획 39조3,000억원 대비 25.5%인 10조원을 집행했다.
1분기 세외수입은 7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00억원이 감소했고, 기금수입은 3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세금과 세외ㆍ기금 수입을 더한 1분기 총수입은 12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총지출은 138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조4,000억원이 늘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3월까지의 누적 통합재정수지는 17조3,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25조2,000억원 적자였다 .3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670조3,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000억원이 늘었다.
기재부는 “최근 수출ㆍ고용 감소,미ㆍ중 무역협상의 불투명 등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혁신성장,일자리 지원 강화,추경의 국회 통과시 신속한 집행 등 적극적 재정운용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는 데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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