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대화 속도 내기 위해 자연스레 대북 식량 지원 문제 논의”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선 4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 한미 정상간 통화에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의 속도를 내기 위해 대북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대북 식량 지원 카드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 카드로 쓰는데 한미간 이견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하루 앞둔 9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KBS 특집 대담 프로그램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하기 위해 잠시 대기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이날 밤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7일 전화통화에서 “고약한 말씀일 수 있지만 (북한 발사체 발사를) 신경 쓰지 않는다.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한다. 김 위원장과 대화를 윈하고,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의 속도를 내기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가’라고 질문도 했기 때문에 자연스레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논의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전폭적으로 지지를 하면서, 자신의 한국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절대적으로 축복한다. 그것도 또 굉장히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발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 식량 지원 카드로 북한을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데 한미간 이견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35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한이 지난 4일 쏘아올린 발사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이후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10시부터 10시35분까지 통화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다만 한미 정상간 통화 이후 북한이 또다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도발에 나선만큼 “이 점(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선 국민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야 정치권 사이에서도 충분히 논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의 회동을 공식 제안했다. 대북 식량 지원 문제가 남남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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