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대담] 
 “北 발사체 안보리결의 위반 소지”… 與野대표 ‘식량지원’ 회동 제안 
 “적폐청산 타협 않고 인사실패 동의 안해”… ‘국정기조 고수’ 의지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집권 3년차에도 지금까지의 국정철학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연이은 발사체 도발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조속한 재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대북 식량 지원 카드를 쓰기로 했다. 적폐청산과 관련해서도 “헌법 파괴적 일에 대해 타협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경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걱정되는 대목이다. 더 만회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저녁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취임 2주년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이날 밤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대북 식량 지원을 포함한 안보 문제를 논의할 여야 대표와의 회동을 공식 제안했다. 북한의 연이은 발사체 도발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 대화의 속도를 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다만 “국민적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며 여야 대표 회동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제도ㆍ사법개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같이 당장 풀기 어려운 문제로 (회동을) 하기 곤란하다면, 식량 지원 문제나 남북문제 등에 국한해 회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기조와 관련해 한미 간 이견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북 식량 지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절대적으로 축복한다는 말을 전해 달라고 했다. 굉장히, 아주 큰, 좋은 일이라고 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밤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에 입장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신뢰도 재확인했다. 특히 지난해 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대화에서 김 위원장이 “‘핵 없이도 안전할 수 있다면 우리가 왜 제재를 무릅쓰고 힘들게 핵을 들고 있겠느냐’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부터는 북한에 적극적으로 (4차 남북 정상) 회담을 제안하고 대화로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력기관 개혁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특히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을 주도해온 조국 민정수석의 거취와 관련해 “권력기관 개혁 과제 법제화 작업까지 성공적으로 마쳐주길 바란다”고 재신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인사실패 논란에 대해선 “인사참사, 인사실패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적폐청산 기조와 관련해서도 “적폐 수사ㆍ재판은 전 정부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기획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명박ㆍ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도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면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전임자들이기 때문에 제가 가장 가슴도 아프고 부담도 크다”고 밝혔다.

한일 외교관계가 좀처럼 풀리지 않는 데 대해서도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자꾸 그(과거사) 문제를 국내 정치 문제로 다루기 때문에, 과거사 문제가 미래 지향적인 관계 발전에 발목을 잡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고 책임을 일본에 돌렸다.

4월 30일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웨이퍼칩에 서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국내 삼성전자 공장을 방문한 건 취임 뒤 처음이다. 맨 왼쪽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화성=류효진 기자

다만 경제 기조와 관련해서는 수정ㆍ보완 필요성을 인정했다. 먼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과 관련해 “공약에 얽매여서 무조건 그 속도대로 인상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활력 제고 행보로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것을 두고 일각에서 재벌 개혁의 후퇴를 우려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 대기업이나 중소ㆍ벤처기업 누구든 방문할 수 있다”며 “(친재벌ㆍ반재벌) 그렇게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해를 당부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