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단이 설치된 서울동부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9-05-09(한국일보)

‘별장 성접대 동영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김 전 차관이 논란이 발생한 2013년 한 차례 비공개 조사를 받은 적은 있지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청 내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차관은 9일 오전 10시5분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위치한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하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사를 대동한 김 전 차관은 “혐의를 인정하냐”는 등 다른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굳은 표정으로 청사로 들어갔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건설업자 윤중천(58)씨로부터 성접대와 금품 등 뇌물을 받았는지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을 광범위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특히 김 전 차관이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할 경우, 추가 소환 없이 이날 윤씨와 김 전 차관의 대질 신문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혐의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한다면, 여러 차례 부르지 않고 대질을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05~2012년 건설업자 윤씨로부터 고가의 그림과 현금 등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그는 윤씨로부터 강원 원주 소재 별장 등에서 수차례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수사단은 윤씨를 최근까지 6차례 소환 조사하며 김 전 차관의 뇌물과 성범죄 의혹을 집중 수사해왔다. 윤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차관 관련 의혹이 불거지게 된 시작점인 ‘별장 동영상’과 관련해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 맞다”고 밝혔으며, 수사단도 2007년 12월경 촬영된 것으로 시점이 특정된 별장 성접대 동영상도 추가로 확보한 상황이다. 2013년 경찰과 검찰의 첫 수사 때와 달리 직접 진술과 객관적 정황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얘기다.

앞서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차관에 임명된 지 엿새 만에 별장 동영상 파문으로 자진 사퇴한 뒤 두 차례 검·경 수사를 받았으나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경찰은 당시 김 전 차관이 입원한 병원을 방문해 조사했고, 검찰은 한 차례 비공개로 소환한 바 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이 2005∼2012년 윤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있다며 지난 3월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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