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도산서원 인근 시사단 배경으로 도산별과 재현행사 열려
제26회 도산별과(陶山別科) 재현행사가 11일 안동시 도산면 소재 도산서원 앞마당에서 열린다. 도산별과는 퇴계 선생 사후 222년이 지난 1792년 음력 3월25일, 정조 임금이 규장각의 관원이었던 이만수를 도산서원에 파견해 유생들을 대상으로 치른 특별과거시험이다.
안동시는 정조 당시 1만여 명의 유생들이 모여들었던 소나무 숲이 안동댐 건설로 수몰됨에 따라 인근 시사단(試士壇)을 배경으로 행사를 연다.
이날 행사는 퇴계 선생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상덕사에서 정조 임금이 선생을 흠모하며 올린 제사를 본뜬 고유제로 시작한다. 이어서 임금이 직접 출제한 시험문제를 밀봉한 어제통(御題筒)을 시험관에게 전달하는 의식인 파발 행렬이 취타대를 앞세워 재현된다. 어제통을 건네 받은 후 시험문제를 기둥에 내걸면 도산별과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가 울리게 된다.
이번 과거시험 재현행사에는 전국의 한시인 200여 명이 참가를 신청했다. 도포와 유건 차림의 참가자들이 도산서원 앞마당에 마련된 자리에 줄을 지어 앉아 2시간에 걸쳐 시험을 치른다. 수거된 답안지는 전교당으로 전달돼 시관(試官)들이 채점을 하고 성적이 적힌 과방(科榜)을 붙인 다음 시상한다.
올해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둔 가족 단위 체험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며 한자 골든벨 및 다채로운 공연도 준비했다.
안동시는 조선 시대를 통틀어서 유일하게 지방에서 본 대과(大科)시험인 도산별과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한시(漢詩) 문화 저변 확대를 위해 스토리가 있는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역사적 사실에 오류가 없도록 최대한 문헌 자료에 근거해 재현했다”며 “서원이 지닌 인간 존엄의 정신과 생명존중 가치를 잘 보여줌으로써 한국 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정식기자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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