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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푸조 2008 GT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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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푸조 2008 GT 라인

입력
2019.05.09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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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2008 GT 라인은 더욱 매력적인 존재가 되었다.
푸조 2008 GT 라인은 더욱 매력적인 존재가 되었다.

몇 년 전 푸조 2008의 국내 데뷔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수입 차량으로서는 상당히 공격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은 물론이고 푸조로 대표되는 ‘효율성’을 완벽히 무기로 앞세운 차량이었기 때문이다. 푸조 2008은 데뷔 직후 공급에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시장의 인기’를 누리게 되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효자 모델’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2019년, 이제는 너무나 많은 경쟁자 속에서 제 존재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푸조 2008이지만 새로운 디자인, 그리고 개량된 파워트레인으로 한 번 더 힘을 더하는 모습이다.

과연 2008 GT 라인은 지금의 시장에 어떤 반향을 만길 수 있을까?

푸조 2008 GT라인은 푸조의 소형 해치백, 208을 기반으로 개발된 만큼 컴팩트한 차체를 갖고 있다.

실제 차량의 전장이 4,159mm에 불과하고 전폭과 전고 또한 1,739mm와 1,556mm로 상당히 좁고 낮은 편에 속한다. 덕분에 실내 공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반대로 ‘소형 SUV’라는 컨셉에 명확히 부합하고 있다. 참고로 2008 GT 라인의 휠베이스는 2,540mm로 상당히 짧은 편에 속한다.

아기 사자를 마주하다

최근 푸조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물이 올랐다. 푸조 3008과 5008에서 그 가능성을 선보였고, 푸조 508에서 마치 화려한 꽃을 피운 것처럼 보인다. 직선 중심의 날렵한 실루엣과 날카로운 디테일을 통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또한 더욱 날렵하게 다듬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푸조 2008 GT 라인은 앙증 맞은 아기 사자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작고 작은 차체에 최신의 디자인과 거리가 먼 둥글둥글한 라인이 중심이 되는 이미지가 이목을 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과거의 푸조’라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차량의 감성은 명확히 전달한다. 페이스 리프트를 통해 조금 더 스포티한 감성의 프론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라이트를 더한 만큼 ‘최신의 감성’을 한껏 드러내며 두터운 플라스틱 클래딩 가드와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대며 소형 SUV 아이덴티티를 보다 명확히 정의한다.

푸조 2008 GT 라인의 측면은 소형 SUV로서는 다소 낮은 듯한 모습이라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는 모습이다. 루프 부분을 독특하게 표현한 것과 클래딩 가드를 두껍게 처리한 부분, 그리고 17인치 크기의 투톤 알로이 휠을 더해 작은 차체를 가득 채우는 모습이다.

끝으로 후면의 경우에는 푸조 고유의 시그니처 디자인 요소라 할 수 있는 할퀸 듯한 라이팅 실루엣을 적용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볼륨감을 강조한 트렁크 게이트, 그리고 바디킷 아래 쪽에 크롬 피니시를 더한 디테일 등을 통해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소형 SUV의 존재, 그리고 한계

푸조 2008 GT 라인의 디자인이 현재의 푸조 디자인이라기 보다는 과거의 것이라는 느낌이 드는 만큼 실내 구성과 공간 또한 현재의 기준으로 보기에는 다소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 푸조 2008 GT 라인의 도어를 열어 실내 공간을 살펴보면, 현재가 아닌 ‘프로토타입’ 수준의 i-콕핏과 그 요소들을 살펴볼 수 있다.

시간이 다소 느껴지지만 푸조의 고유한 존재, ‘i-콕핏’의 요소들이 부분부분 적용되어 있어 기본적인 구성과 각 요소에 대한 만족감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계기판 내의 디테일, 센터페시아의 디테일 등은 소형 SUV에 적합한 수준이지만, 고급스러움이 다소 부족하다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 할 수 있겠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한 디스플레이 패널에는 한글화가 끝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블루투스, 라디오 등의 기능은 물론이도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또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 만족감을 높였다. ‘엔트리 수입차’로서 충분한 요소를 충족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모습이다.

차량의 체격이 작은 만큼 푸조 2008 GT 라인의 실내 공간은 다소 협소한 것이 사실이다. 휠베이스가 짧고, 또 전장이 짧은 만큼 절대적인 공간 자체가 좁은 것이다. 시트의 경우에도 형상에 있어서는 만족감이 상당한 편이지만 소재와 크기에 있어서는 조금 더 커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2열 공간은 좁다.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한 모습이지만 패밀리 SUV로 활용하기엔 다소 제약이 있다. 미취학 아동이라고 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청소년, 혹은 성인이 타기에는 레그룸에서 답답함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헤드룸과 글래스 루프를 기반으로 한 개방감은 분명한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푸조 2008 GT라인의 트렁크 공간은 나름대로 ‘성의’를 느낄 수 있다. 차량의 전폭이 좁고 또 트렁크 공간의 폭 역시 넓지 않기 때문에 골프백을 가로로 넣을 수 없는 단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360L의 적재 공간은 소형 SUV로는 만족스러운 편이며 2열 시트를 접어서 최대 1,194L에 이르는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새롭게 자리한 1.5L 블루HDI 디젤, 그리고 EAT 6

과거 푸조 2008 GT 라인의 보닛 아래에는 1.6L 블루HDi 디젤 엔진과 MCP를 조합했다. 그러나 2019년의 2008 GT 라인의 보닛 아래에는 새롭게 개발된 1.5L 블루HDi 디젤 엔진과 EAT6 6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한다.

새로운 엔진과 변속기를 품은 2008 GT 라인은 120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발휘하며 그립 컨트롤을 통해 주행 환경에 따라 최적의 출력 배분 등을 구현해 그 만족감을 높인다. 이와 함께 컴팩트 디젤 특유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리터 당 15.1km의 복합 연비와 각각 14.2km/L와 16.5km/L의 도심 및 고속 연비를 확보했다.

다루기 좋은, 즐거운 푸조 2008 GT 라인

이번 시승을 앞두고 이미 푸조 508은 물론 푸조 3008, 5008 등을 통해 푸조의 새로운 파워트레인이 어느 정도의 매력이 있는지 아는 만큼, 푸조 2008 GT 라인의 드라이빙이 얼마나 개선되었고, 또 매력을 갖췄는지 궁금함이 앞섰다.

도어를 열고 2008 GT 라인의 시트에 앉아 저렴하다면 저렴한, 그리고 간결하다면 간결한 특유의 공간을 확인하고 키를 꽂아 돌려 시동을 걸었다. 클래식한 느낌과 함께 푸조 디젤 특유의 진동은 억제하면서도 소음은 전하는 특유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참고로 컴팩트 모델인 만큼 기본적인 디젤의 진동과 소음은 들려오는 편이지만 그 정도가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었다.

기존 모델 대비 약 20마력의 출력 상승이지만 드라이빙의 가치는 확연히 달라진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출력을 전륜으로 전달하며 경쾌한 움직임을 과시한다. 절대적인 가속력이 탁월한 수준은 아니지만 운전자로 하여금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일은 전혀 없었고, 또 추월 가속, 고속 주행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이다.

게다가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른 출력 전개도 상당히 민첩한 편이라 일반적인 도로, 주행 환경에서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을 연출하니 그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EAT6 6단 자동 변속기는 평범하며 또 제몫을 다하는 변속기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도 빠른 편이고 변속 시의 반응이나 충격 등도 상당히 매끄럽게 다듬어져 그 만족감이 높다. 다만 새로운 변속기 적용과 함께 ‘패들시프트’가 사라진 만큼 차량을 다루고, 주행을 즐기는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경쾌하고, 또 부드러우면서도 한계를 깊게 가져가며 드라이빙의 매력을 어필한다.

쉽게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푸조 2008 GT 라인 또한 ‘프렌치 핸들링’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푸조 특유의 감각과 매력을 한껏 과시한다. 주행에 따라 연이어 이어지는 조향 감각은 물론, 조향에 대한 차량 움직임의 반응 등 주행 내내 느껴지는 움직임과 그 움직임을 조작하는 재미가 더욱 즐겁고 경쾌히 느껴진다.

이와 함께 하체의 반응도 돋보인다. 달리면 달릴 수록 노면을 강하게 붙잡고 있기 보다는 조향에 따라 차체를 살랑살랑 흔들며, 누군가에게는 다소 불안한 느낌을 줄 수 있겠지만 푸조의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움직임은 연출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브레이크 페달 조작에 대한 제동력의 전개가 상당히 예민한 모습이라 차량에 적응이 마치기 전까지는 제동 시 울컥거리는 것을 지속적으로 경험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제동력이 치우치거나 깊은 페달 조작 시에 제동력이 유지되지 않는 일은 없어 주행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

좋은점: 매력적인 파워트레인의 변화, 그리고 드라이빙의 즐거움

아쉬운점: 어느새 잊혀진 푸조 2008 그 자체

존재를 드러내야 할 푸조 2008 GT 라인

푸조 2008는 데뷔 직후 많은 사랑을 받은 차량이다. 그리고 2019년 현재의 푸조 2008 GT 라인은 더욱 매력적인 파워트레인으로 차량의 가치를 더욱 높인 존재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푸조 2008은 발전된 것은 분명하지만 ‘푸조 2008’ 그 자체가 시장에서 조금씩 잊혀지고 있는 과정에 놓여 있다. 그렇기에 푸조 2008 그 자체를 조금 더 드러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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